리 외무상은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에서 <에이피(AP)>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반도에서 핵전쟁 연습을 중단하면, 우리도 핵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북한이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통신은 "미국이 올해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 군사 연습을 임시 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 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 실험을 임시 중지하는 화답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데 대하여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하고, 이를 한반도에서 군사 연습, 전쟁 연습을 중단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미국이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그에 맞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연합 군사 훈련이 당분간, 몇 년이라도 중단된다면 이는 양국(북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기지만 "우리(북한, 미국)가 대결의 길을 계속 걷는다면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재앙적인 결말이 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대화와 긴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4차 핵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와 관련, 리 외무상은 "국제적인 제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 그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리 외무상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우리가 얌전히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에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주권을 포기하라는 형벌을 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 리 외무상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으로 인해 긴장 고조가 최고 수준에 달했다"면서 "상대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우리도 극단으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SLBM 발사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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