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SLBM 발사를 현지 지도했다며 "핵 공격 능력을 강화해 나가는 길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의 눈부신 성공을 또다시 이룩해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발사가 "탄도탄 랭발사 체계(콜드 런치)의 안정성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를 이용한 탄도탄 수직 비행 체제에서의 비행 동력학적 특성, 계단 열분리의 믿음성, 설정된 고도에서 전투부 핵 기폭 장치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
'콜드 런치(Cold Launch)'란 미사일을 일정 고도 이상으로 밀어 올린 후에 점화하는 기술로, 물속에서 발사해야 하는 SLBM을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기술 중 하나다.
북한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SLBM 발사를 통해 북한은 콜드 런치 기술뿐만 아니라 미사일 추진체 점화, 이후 일정 시간 비행 등을 시험해본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또 탄두와 추진체가 분리되고 일정한 고도에 진입했을 때 기폭 장치가 작동하는 단계도 시험 대상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우리식 수중 발사 체계의 믿음성이 완전히 확증, 공고화되었으며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주체적인 수중 공격 작전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발사가 SLBM이 갖춰야 할 최소 비행 거리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초기 비행 시험'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실패한 시험이라고 판단했다.
합참은 "북한이 23일 오후 6시 30분경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 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면서 "SLBM의 비행 거리는 약 30킬로미터였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SLBM을 공중에서 점화시킨 뒤 최소 비행 거리인 300킬로미터 이상을 날아가는 데 성공한다면 전력화를 위한 생산 단계에 돌입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북한의 SLBM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지만, 이르면 2~3년 내에 SLBM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이번 시험에서는 사거리에 연연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잠수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사출 단계를 넘어 고체 추진체를 정상적으로 점화해 비행 자세를 제대로 잡고 날아가는 과정과 일정 시간 경과 후에 탄두와 추진체의 분리, 낙하하는 탄두 부분의 기폭 장치가 손상을 입지 않고 일정 고도에서 작동하는 것 등을 보는 시험이라면 사거리 30킬로미터에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물론 이 시험이 성공했다고 북한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금 당장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완성한 것은 아니다. 잠수함 전력을 보강하기 전에는 실제로 SLBM이 큰 위협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처럼 상징적 위협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이 한반도 인근 은밀한 바닷속에서 1000킬로미터 내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한반도와 인근 미군 기지를 위협할 날은 그다지 멀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안보리가 지난 15일(현지 시각) 언론 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한지 열흘도 되지 않은 시점에 자행된 노골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실제 안보리 결의안 1718호(2006년), 1874호(2009호),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2016년)에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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