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수사라고는 전혀 없는 직설적 발언으로 한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몸값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4일 한나라당은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강재섭 대표와 버시바우 대사의 면담을 추진키로 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이어 여당 대표까지 줄을 서서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는 형국이다. 버시바우 대사의 직설적 발언과 정부여당의 이같은 저자세가 겹쳐 정치권에선 "지금이 미군정 시대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이미 지난 달 20일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미국이 수출하는 쇠고기에 월령표시를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당시 버시바우 대사는 "수출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데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다"고 답했었다.
정몽준 "광우병이 전염병이라는 말 이해 못하겠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우선 강재섭 대표께서 버시바우 미국 대사를 만나서 당대표로서 현재 쇠고기 문제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국민을 대표해서 전달을 하고 쇠고기 문제가 양국 간에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조 대변인은 "쇠고기 문제를 원만하게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여야의 의원들이 함께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제안됐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미국의 의회, 정부의 지도자, 또한 축산업계의 지도부를 만나서 한국 국민의 우려 상황과 한국의 입장을 전달해서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국회차원에서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방문단의 규모나 방문의 시기, 또 미국에서의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협의를 곧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지만 야권에서 호의적 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몽준 의원이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잘 아시는 것처럼 광우병의 원인이 된다는 프리온이라고 하는 물질은 단백질의 한 변형된 물질로서 전염병이 아니다"면서 "한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고 해서 옆에 있는 소가 전염이 되는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광우병과 관련해서 무슨 가축 전염병 말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광우병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해놓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미 지난 2001년 1월에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광우병 발생지역인 영국에서 일정 기간 이상 거주했던 사람은 헌혈도 금지됐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달 15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니다"고 주장하다가 '장관이 법정전염병인지 아닌지도 모르냐'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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