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역학조사 및 격리조치 과정에서 발생한 늑장 대응, 관리 명단 누락 등의 책임"이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2016년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아픈 환자들을 보살피는 병원이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쓴 것은 처음이다.
양대 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과 지난해 공식 출범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 그리고 '4.16연대안전사회위원회'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2차 유행은 메르스라는 전염성 감염병을 '메르스 사태'라는 사회적 참사로 만들었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삼성서울병원은 수익이 되지 않는 환자 안전, 병원 감염관리에 소홀한 민간병원들의 행태의 정점에 있었다"며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병원 인력을 외주화하며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환자와 병원 인력의 안전은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수익 위주의 병원 운영 방침이 메르스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는 1만6752명이 격리되고, 186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했으며,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단체는 "1번 환자를 최초로 확진한 삼성서울병원이지만, 응급실은 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했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격리시설도 없었으며 감염 의심 환자들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장구도 갖추지 못했다"며 "그렇게 해서 삼성서울병원에서만 90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병원감염관리와 전염병 예방에는 관심도 없었고 투자도 소흘했던 삼성서울병원의 문제와 한국 의료체계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는 정부의 의료민영화와 공공의료 축소가 부른 참사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에 대해 "병원 인력 외주화는 다른 민간병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송인력과 청소용역 인력 외에 외주화된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이) 잘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몇 년째 적자 상태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만큼 수익 위주의 운영 방침이 이를 키웠다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들은 또 메르스 사태에 대한 공동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 특별상을 수여했다.
'메르스 사태'와 별도로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애경 등도 특별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4월 4일 현재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자는 239명이다.
2006년부터 산재사망 관련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해 온 이들은 지난해부터는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과 노동자 살인기업을 분리해 선정, 발표해 왔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이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으로, 노동자 살인기업으로는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이 선정된 바 있다.
2016 최악의 노동자 살인기업은 조만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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