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앞둔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안팎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여론조사에서는 19.7%를 기록해 20%선도 깨졌다. IMF 이후 김영삼 정부 말기 지지율에 근접하는 결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상적 국정운영이 힘든 수치다.
"매우 잘했다"는 0.9%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30~31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9.7%, 부정적 평가는 78.1%로 나타났다. 특히 '매우 잘했다'는 응답은 0.9%에 불과했다. 핵심 지지층도 완전히 붕괴했다는 이야기다.
이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점으로는 '쇠고기 협상'(40.8%), '국민 여론 무시'(15.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7.5%), 경제 불안(6.4%), 물가(4.8%), 대운하(3.8%), 인사 문제(2.7%) 등으로 나타났다.
향후 국정 수행에 대해서도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52.4%에 달했다. 전화로 실시된 이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선정됐고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경향신문>이 지난 달 31일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1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22.4%로 나타났고 '국정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70.5%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계층의 53.2%가 '국정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지층의 절반 이상이 이탈했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쇠고기 고시에 대해선 응답자 77.4%가 '잘못한 것'(잘했다 18.6%)이라고 답했다.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놓고도 응답자 62.4%가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가 같은 날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2.1%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장관 고시 강행을 놓고도 응답자의 62.0%가 '국민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응답했고 촛불 집회에 대해서도 64.3%가 '순수한 시민운동'이라고 평가했다. 이 여론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홍준표 "국민한테 항복해야" vs 청와대 "치밀하게 물밑에서 움직이는 세력 있어"
이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낮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성 났을 때는 항복을 해야 한다"며 "져야 한다. 한 판 붙으려고,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겠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진심이 담긴 수습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의 배후론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의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낮 기자들을 만나 "쇠고기 수입 재개도 단순한 시장개방 차원을 넘어 원래 '외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 않나. 그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기에 치밀하게 기획하고 물밑에서 움직이는 세력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배후론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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