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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쇠고기정국 와중에도 '자리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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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쇠고기정국 와중에도 '자리다툼'

재보선 가능성 생긴 성동갑 둘러싼 황당사건

"장관 고시 강행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면서 '장외투쟁 불사'를 선언하고 있는 통합민주당이 속으로는 '지역위원장 나눠 먹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총선 이후 낙선 지역의 지역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스스로 설정한 기준까지 변경시켜가며 '낙하산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에게 석패한 최재천 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 성동갑이 문제의 지역. 당 내에서는 진 의원의 명예훼손 기소로 인해 재보궐선거 가능성이 발생하면서 이전투구가 벌어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고위원이 나서면 무조건 공모지역으로 변경"?
  
  민주당은 오는 7월6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낙선 지역의 지역위원장 일부를 공모하기로 하고, 지난 23일 공모 기준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낙선자의 득표율이 그 지역의 정당득표율보다 높거나 같고 △후보자의 득표율을 그 지역 정당 득표율로 나눈 수치가 당선자의 득표율을 당선자가 속한 정당득표율로 나눈 수치보다 더 높거나 같아야 한다는 기준이었던 것.
  
  이를 통해 민주당은 123개 공모지역을 선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최고위원 등이 지역위원장 도전의사를 밝힐 경우 해당 지역을 공모 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갑자기 생기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성동을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경선에서 임종석 의원에게 밀려 낙천한 구 민주계 출신 고재득 최고위원이 성동갑으로 눈을 돌렸고 이를 당 지도부가 수용한 것. 결국 정장선 의원이 지역위원장 반납 의사를 밝힌 평택을과 성동갑이 공모지역으로 편입됐다.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뒤늦게 격론이 벌어졌지만 박상천 대표 등 구 민주계 인사들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며 맞섰다.
  
  조직강화특위 위원도 "그런 일이 있었나"
  
  지난 4. 9 총선에서 최재천 의원은 28794표(44.17%)를 득표해 33463표(51.32%)를 얻은 진수희 의원에게 약 5000여 표로 뒤졌다. 이 결과는 민주당의 지역위원장 유지 조건을 넉넉히 뛰어 넘는 수치다.
  
  최 의원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은 낙선자들도 지역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표결까지 거치면서 성동갑을 공모지역으로 전환시켰다.
  
  민주당 조강특위는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박홍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고재득, 김민석, 김영주, 노영민, 신문식, 조경태, 조정식, 최규식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성동갑을 노리고 있는 고재득 최고위원의 경우 최고위원직, 조강특위위원직을 다 겸임하고 있다.
  
  이 조강특위의 운영에 대해서도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지금 이야기를 듣고서야 그런 일이 생긴 것을 알았다"면서 "쇠고기 문제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 상황이라 제대로 신경을 못 썼는데 내가 불참한 사이 '끼워넣기 식'으로 처리된 모양"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조 의원은 "늦었지만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할 생각이며 결과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재천 의원과 가까운 천정배 의원은 "당 지도부가 스스로 만든 기준을 훼손하고 본인들의 예외적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위인설법(爲人設法)'이자 '직권남용(職權濫用)'이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상식차원에서도 납득하기 어렵거니와 절차적, 법률적으로도 중대한 하자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무효이다"면서 "지역위원장을 '선출'하는 권한은 당원대회에 있고,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는 권한은 조강특위에 있다고 당규에 규정되어 있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본인인 최 의원은 해외에 체류중이지만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이럴 조짐이 보였지만 설마설마 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면서 "백번을 양보해서 외부에서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도 영입됐다면 경쟁을 벌일 수는 있지만 옆 동네에서 규정을 바꿔서 밀고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보고만 있냐"고 말했다.
  
  전당대회 다가올수록 내홍 더 심해질 듯
  
  민주당 내에선 '성동갑 파문은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별 '자기사람'심기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계열 인사들은 "민주계 눈에는 지금 정국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면서 "당 지지율이 어떻게 되건, 쇠고기 문제가 어디로 흘러가든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리 챙기기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구 열린우리당계열, 손학규계열 등 비민주계도 '50보 100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양측은 지역위원장 뿐 아니라 전대 투표권을 갖게 되는 대의원 선정 방식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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