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성동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서울 마포을 성산2동 투표소. 아침 7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투표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한 손으론 부인 손을 잡고, 다른 손에는 우산을 들고 투표소를 찾는 60대 남성부터, 나 홀로 투표소를 찾는 40대 남성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 때처럼 줄을 서서 투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종인이 비례 2번으로 됐잖아. 노욕이야. 그런 사람이 우리 지역에 꽂은 게 손혜원 아니야? 아무리 정청래가 이 사람을 밀어도 나는 영 못마땅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이날 투표소를 찾은 50대 남성은 국민의당 김철 후보를 뽑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야당 성향 정당 중에서 굳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는 새누리당은 싫고, 다른 정당들은 눈에 안 들어와서란다.
"한 번도 여성의원이 나온 적 없어요"
70대 남성은 새누리당 김선동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후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이유 하나였다. 야당도 더는 대통령 발목 잡는 일을 그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3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후보를 뽑았다고 했다.
"우리 지역구에 제 기억으로는 한 번도 여성의원이 나온 적이 없었어요. 여성의원이 나오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고 뽑았죠. 뭐가 달라지냐고요? 여성의 관점에서 정치를 하지 않겠어요? 여성을 대변하는 정치요. 남성 정치인들은 그렇게 못하잖아요. 그러기 싫어하고."
이 지역에 후보로 등록한 노동당 하윤경 후보도 여성이다. 그가 제시한 '무상 생리대 지급' 등 공약은 꽤 매력적이란다. 하지만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해서 찍지 못했단다. 30대 여성은 3살 된 아이가 남편과 자고 있을 때 투표소를 찾았다고 했다.
일(一)여다(多)야 구도에서 새누리-더민주 양강구도
지난 4일 발표한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마포을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29.9%)와 더민주 손 후보(22.9%)의 지지도 차이는 7%포인트였다.
하지만 이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일 발표한 <중앙일보>와 엠브레인의 6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가 30.7%, 더민주 손혜원 후보가 29.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0.8%포인트 차이다. 적극투표층에서도 김성동(32.2%)-손혜원(32.7%) 후보 간 격차는 0.5%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그 뒤는 국민의당 김철 후보(8.7%), 정의당 배준호(5.1%) 후보, 무소속 정명수(3.9%) 후보 등이 이었다. 일(一)여다(多)야 구도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양강구도를 만든 셈이다.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마포을에 공천을 받고 정청래 의원과 맞붙었으나 37%의 지지를 받고 석패했다.
홍익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참이슬', '트롬' 세탁기, '엔제리너스' 커피전문점 등 유명 브랜드명을 지은 광고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마포을 주민들, '박근혜 잘못하고 있다' 절반 넘어
서울 마포을 지역은 정통적으로 야당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의 지지율이 높다. 야당이 쪼개지면서 반사이익을 받는 셈이다. 4일 <조선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포을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31.6%)이 더민주(19.4%)와 국민의당(15.3%)을 앞섰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잘못하고 있다'(50.4%)가 '잘하고 있다'(41.9%)보다 높았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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