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의 '관계격상'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냉랭한 관계는 여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 대통령은 아직도 노무현?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시대가 많이 변하고 동북아 각국의 정황에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냉전시대의 소위 군사동맹으로 역내에 닥친 안보문제를 생각하고 다루고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 대목이 단적인 예다.
출범부터 유난히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한국 정부를 외교정책 전반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 게다가 이러한 논평이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한국 측 외교당국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외교통상부 측은 28일 해명자료를 통해 "한미동맹이 역사적 산물이라는 의미는 한미동맹이 역사의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뜻으로 한미동맹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게 중국 외교부 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으로 역내 안보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또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 측의 일반적인 입장을 밝힌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중국은 동북아에서의 한미동맹의 건설적 역할에 대해 일관되게 인정해 왔다"고 해명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첫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관계격상에 합의한 대목과 어울리지 않게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국가원수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소개하고 있는 대목도 빈축을 사고 있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등록된 한국의 국가개황을 보면 국가원수는 노무현, 국무총리는 한명숙으로 돼 있다. 이 홈페이지는 지난 2006년 7월 이후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또 신정승 주중대사에 대한 신임장 제정식 역시 이 대통령이 중국에 도착한 27일에야 열리는 등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별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드러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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