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기관사가 자택에서 공황장애 등으로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기관사들의 자살 사고는 2003년 이후 이번에 9번째다.
공공운수노조 5678서울도시철도노조에 따르면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 수색 승무사업소(6호선 운행)에서 근무하던 기관사 김모 씨(51)가 지난 8일 오전 6시30분쯤 경기도 파주시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그동안 김 씨는 공황장애,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2005년부터 병원을 찾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상태가 악화됐다. 그는 급기야 주변 동료의 권유로 올해 4월 초부터 병가를 신청해 사용했으나 사고를 피할 수는 없었다.
노동조합과 회사는 김 씨가 7일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전담하는 힐링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지만 하루 만에 사고가 벌어졌다.
5678서울도시철도노조는 기관사 자살이 잇따르는 원인을 1인 승무제 때문으로 보고 있다. 2인 승무제인 서울메트로(1~4호선)와 달리 100% 지하터널 구간인 5~8호선을 1인 승무제로 운영하고 있어 기관사들에게 높은 긴장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5678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은 "이번 사고는 예전과 달리 기관사가 정신건강상 고통을 공개적으로 호소했음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극단적인 사고로 비화된 첫 사례"라며 "고인이 고통을 호소한 즉시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건은 제도적인 문제와 응급처리 방안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현재 고인은 경기의료원 파주병원에 안치돼 있다. 유족과 노동조합은 장례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고인의 명예 회복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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