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당선자인 홍준표 의원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홍 의원은 "형님 모시고 원내대표 했으면 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한나라당 시절 홍 의원과 사이가 돈독했던 손 대표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나를 모시고 총리를 했어야지"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한미FTA에 대해 약간의 대화를 나눴을 뿐 정치 현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나를 모시고 총리를 했어야지"
홍 의원은 27일 오전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손 대표에게 "오바마가 오죽하면 불평등 협약이라고 했겠느냐"며 "17대는 그렇더라도 18대를 시작하자마자 FTA를 처리하자"고 말했다.
이는 17대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촉구해왔던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발언이다. 사실상 한나라당은 6월 임시국회 소집-조속한 원구성-6월 중 비준동의안 처리 계획을 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같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원구성 협상에서 민주당과 손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이번에 FTA가 안 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 때문"이라며 "사실 총선이 끝나면 17대에서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계획을 하려고 했는데, 쇠고기 협상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민주당 당선자 워크샵에서도 "FTA 비준동의를 하지 못하면 민주당이 책임져야 할지도 모른다"며 '소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민심이라는 게 있고 정서라는 것도 있다"며 "지난번에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재협상이 안 되면 FTA가 안 된다'고 했다. 부정적인데 방점을 찍기보다는 '재협상을 하라, 그러면 FTA 바뀐다'고 긍정적으로 말한 것인데 그게 제대로 안 됐다"고 말했다.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전제조건이라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시절 비주류의 대표적 인물이던 두 사람은 상황 변화에 대한 소회를 나누기도 했다. 홍 의원은 "형님 모시고 원내대표 하면 했는데, 어떻게 참 그리됐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에 손 대표는 "우리 통합민주당은 야당인데 홍준표 말발을 어떻게 감당하나…"라며 엄살을 부리면서 "나를 모시고 원내대표가 아니라 나를 모시고 총리를 했어야지…"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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