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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이한구, "오바마 발언은 정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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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이한구, "오바마 발언은 정치용"

정부여당, '오바마 발언' 무시? 긴장?

미국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한미 FTA 반대' 발언으로 연내 비준에 비상등이 켜지자 정부가 곧바로 전면적인 진화작업에 팔을 걷었다. 정부는 26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한미 FTA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한 "전방위 압박"을 장관들에게 주문했다.
  
  한승수 "올코트 프레싱 해달라"
  
  한 총리는 "미국 대선 과정에서 한미 FTA가 불리하다며 비준에 반대하는 얘기가 있다"고 오바마 상원의원의 발언을 상기시킨 뒤 "이는 역으로 보면 FTA가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서 미국이 비준안을 제출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장관이 일일이 전화로 설득을 해서라도 17대 국회에서 반드시 비준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재민 차관도 브리핑에서 한 총리가 "이번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처리되도록 '올코트 프레싱(전방위 압박)'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의 이 같은 압박은 마감된 것이나 다름없는 17대 국회에서의 비준안 처리보다는 18대 국회 개원 초반부터 한미 FTA 드라이브를 걸기위한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오바마 발언'의 국내적 파장을 최소화시키려는 목적도 가미됐다. 오바마 상원의원의 발언이 대선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별다른 의미는 없다는 식의 '무시' 기조다.
  
  신 차관이 전한 외교통상부의 미국 상황보고에 따르면 "미국도 국내적으로 선거를 앞둔 정치상황이 있고 민주당이 야당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아주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연내에 한미 FTA 비준을 위해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오바마 발언에 대한 대책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신 차관은 "클린턴 의원도 (비슷한 말을 했기 때문에) 예견된 것"이라며 "더구나 오바마 상원의원이 야당의원이기 때문에 논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거꾸로 우리나라의 어떤 국회의원이 어떤 의견을 냈는데 다른 나라 정부에서 그에 대해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면 적절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종훈 "오바마, 한미 FTA 이해 모자라"
  
  그러나 정부가 오바마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운 듯한 정황은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이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자동차 부분에 대한 이해가 모자란다. 몰이해하고 있다"고 공박했다. 그는 "오바마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보고 2가지 눈에 띄는 데 하나는 업계가 의회에 압박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고 두 번째는 자동차 협상 부분"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가 부시 행정부의 노력에 자극을 받지 않았나 싶다"면서 "미국의 자동차 노조가 아직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정치적인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정치용 발언'으로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와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에 대해서는 재협상없다고 수차례 언급했다"면서 "가설적이더라도 그럴 일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판단컨대 오바마의 서한은 다분히 선거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부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미국 의회는 전통적으로 초당적으로 접근하는 성향이 있고, 행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잘 나서서 의원들을 설득하느냐에 결과가 많이 좌우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미국 민주당 후보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우리가 미리 포기하자 하는 식의 주장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며 "'미국이 찬성하니까 분명히 우리가 불리한 것 아니냐' 이러면서 반대하고, 또 거기서 반대하니까 또 미리 알아서 '미국이 반대하니까 빨리 그만두자'는 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참 답답한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리 포기하자고 하는 것은 반미주의에 철두철미한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엄청난 패배주의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데 한미 FTA는 단순한 경제 협약이 아니고 한미 동맹관계를 한결 공고해가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부시 정부의 노력에 자극 받은 오바마의 정치적 발언'으로 치부하는 행위 자체가 위험천만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는 해'와 '떠오르는 해'를 구별 못한다는 것. 이명박 대통령도 방미 기간에 기자들 앞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가 '비보도'를 주문한 바 있다.
  
  만약 11월 대선을 통해 미국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자칫하면 김영삼 정부와 클린턴 정부가 연출했던 '썰렁한 한미 관계'가 재연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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