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질책받은 김도연 장관 "사회적 물의 유감"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국가예산으로 모교를 지원한 사건이 파장을 일으키자 김도연 교과부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강도 높은 질책을 받은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김 장관은 2000만 원, 우형식 1차관과 박종구 2차관은 1000만 원, 실·국장들은 500만 원 씩의 예산을 각각 자신의 모교에 지원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 파문을 불렀다.
  
  "관행이었지만 비판 수용한다…앞으론 폐지"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이날 즉시 '스승의 날 기념 학교현장 방문 관련 발표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교과부 간부진의 모교에만 지원한다는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장관은 "매년 스승의 날을 전후해 스승 존중 풍토를 진작시키기 위해 모교 방문을 추진해 온 바 있다"며 "그러나 직원들의 참여가 저조해 올해에는 실국장들에게 모교 방문을 권장하기 위해 특별교부금에서 도서구입 등 학교여건 개선을 위한 지원을 하도록 방침을 결정했다"고 항변했다.
  
  김 장관은 "이러한 지원은 관행적인 것이긴 했으나 새 정부의 변화 의지와는 걸맞지 않았던 것을 인정한다"며 "이미 방문한 10개 학교에 대한 지원 약속은 해당 학교장의 양해를 구해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학교 방문시 특별교부금에서 지원하는 격려금 형태의 지원 방식을 폐지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靑 "대통령이 직접 질책한 일은 없다"
  
  다만 '질책'의 주체가 누구냐를 두고는 각기 다른 말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이 대통령이 이와 관련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경험이 없어서 그런 모양인데 아무리 관례에 따라서 했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질책받아야 한다"면서 "새 정부의 변화·개혁 취지에 맞지 않다"고 강한 어조로 김 장관을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모교를 지원하려면 사재로 하라"면서 공개사과와 지원철회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대통령이 직접 질책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이날 수석회의에서 교육부 공무원들의 모교지원 관련해 보고가 있어고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면서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모교 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류 실장의 보고에 대해 '알았다'는 정도의 언급만 했을 뿐, 직접 장관을 질타한 게 아니었다"면서 "제3자의 이야기가 엉뚱하게 와전된 것 같다"고 밝혔다.
  
  교과부 측도 김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질타를 받았다는 보도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