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에 위치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에서 연기를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핵 실험의 원료인 플루토늄 추출 준비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4일 (현지 시각) 조지프 버뮤데스, 윌리엄 머그포드 연구원의 기고문을 통해 최근 5주 동안 재처리 시설의 부속 발전소에서 2~3번의 연기가 배출됐다고 밝혔다.
기고문에서는 재처리 시설에서 연기가 나온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지난 겨울 이후에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기고문에서 "이러한 활동이 추가적으로 플루토늄을 재처리하고 있거나 혹은 가까운 미래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지난 2월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청문회에서 "북한은 수 주 혹은 수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이 조만간 핵 활동과 관련한 "중요한 활동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정부는 <38노스>의 주장과 관련, 공개적인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5일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이 실제 플루토늄을 뽑아내는 재처리 작업을 진행하려면, 재처리 작업을 할 대상인 '사용 후 핵연료'가 있어야 한다. 사용 후 핵연료는 원자로를 가동해야 나오는 것인데, 북한은 지난 2007년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고 2008년에는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탑을 폭파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그해 4월 5메가와트 흑연감속로를 비롯해 영변의 모든 핵 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실제 북한이 2013년 핵 시설 재가동 이후 얼마만큼의 폐연료봉을 확보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순서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2013년 4월 이후 특정 시점에서 원자로를 가동했다고 가정하면, 최소 2년이 흘렀다. 지속적으로 가동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상당한 분량의 폐연료봉이 나올 수 있다"면서 "실제 북한이 재처리에 들어갈 준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통상 8000개 연료봉을 1년간 가동후 재처리하면 플루토늄 5~7kg을 추출할 수 있다. 3~4년이면 20~25kg추출이 가능한데, 8000개 연료봉을 재처리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5~8개월"이라면서 실제 북한이 2013년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의 재처리 과정까지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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