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의 한미연구소는 3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 5월 22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이르면 한두 달 뒤에 영변 핵시설을 가동할 것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은 5㎿급 가스흑연 원자로와 20~30㎿급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ELWR)를 포함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지난 2008년 6월 27일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2013년 4월, 북한은 흑연감속로의 재가동을 선언했다. ⓒ 뉴시스 |
연구소는 원자로 2차 냉각을 위한 새로운 장치도 거의 완공된 것으로 보인다며 5㎿급 원자로의 재가동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가동을 위해서는 새로운 연료봉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이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원자로가 완전히 가동되기 위해서는 9~12개월 정도의 적지 않은 시험가동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의 운영자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북한이 지금 당장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무기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38노스>는 5월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영변의 30㎿급 실험용 경수로가 완성 단계에 있다면서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가동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영변 경수로 재가동에 대해 통일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료봉을 다시 장착할 수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그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재가동이 되면 (핵물질 생산) 동결을 해제하는 것이고, 그를 통해 핵물질을 추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비핵화 기준에서 봤을 때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 원자력총국은 지난 4월 2일, 현재 북한에 남아있는 핵시설들을 재정비·재가동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은 곧 2007년 6자회담으로 도출된 10.3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재가동에 돌입할 경우 적지 않은 국제적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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