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21일 "어제 발표된 (미국과의) 추가 협의내용으로 국민적인 우려도 상당부분 불식됐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 야당이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전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밝힌 미국과의 추가협상 내용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도대체 뭘 추가로 얻었다는 말이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FTA 비준실패 피해는 국민에게…야당이 용단 내려야"
이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안이 돼서 모든 절차와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서 "이번 임시국회를 처음 소집했던 것도 한미 FTA문제를 다루자는 뜻이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면 미국 쪽 상황도 문제지만, 시간과 국력의 낭비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단독 회동을 언급하면서 "한미 FTA 비준의 시급성과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른바 '국민정서'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야당의 입장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니냐"면서 "야당이 역사적 용단을 내린다면 그 공은 우리 정치권 모두의 몫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청와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실질적으로 수입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미 쇠고기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자율 결의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측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동관 대변인 역시 이달 초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어제 외신에서 일부 발언을 잘못 인용해 본질과 관계없이 (논란이) 이상한 방향으로 번지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USTR 조차도 뭐…, 제가 이러다 국제적 인사가 될 것 같다"며 얼버무렸다.
"대국민 담화, 확정된 것 아냐"…다음 달 초엔 '국민과의 대화'도 예정
또 이 대변인은 언론들이 일제히 "오는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 대목을 두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내일 한다, 모레 한다는 것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담화를 내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담길 메시지의 수준과 그에 뒤따라야 할 구체적인 조치를 둘러싼 내부논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대변인은 "'사과'라는 표현이 있을지 여부도 결정이 안 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문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그런 주장도 내부에선 있다. 논의하다보면 이런저런 의견개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유감표명, 사과, 아니면 또 다른 톤이 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담화문에는 쇠고기 협상과 별개로, '한미FTA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갖고 여·야를 초월해서 지혜를 모아달라'는 내용이 담기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금명간 있을 대국민 담화와는 별개로 다음 달 초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도 열겠다는 방침이다.
쇠고기 문제, 한미 FTA 비준, 경제 살리기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이를 TV를 통해 생중계 함으로써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시도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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