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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마무리" vs "대통령이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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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마무리" vs "대통령이 사과해야"

李-孫 회동 결렬…靑 "추가협의 나오면 달라질 것"

20일 단독회동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조기비준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비준의 공은 사실상 18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같은 날 발표될 예정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협의'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李대통령 "17대 국회에서 FTA 처리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한미 FTA가 17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인만큼 17대 국회의원 임기 중에 마무리 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면서 "17대 국회 회기가 4~5일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마무리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0일 회동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선인 시절 만났을 때 'FTA가 타결되면 참여정부의 최대 업적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오후 발표될 추가 협의 내용은 야당과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을 상당히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라며 "특히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입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며, 이미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자율 결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쇠고기) 협상이 진행중인 일본, 대만과 형평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혹시 그런 일이 생기면 수정 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손학규 "중고생들이 촛불시위 나선 것은 미래 불안감 때문"

이에 손학규 대표는 "나는 일관되게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비준문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지금은 쇠고기 협상 때문에 FTA 문제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잘못된 점을 사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이를 거부했다.

손 대표는 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30개월 미만도 특정위험부위의 수입은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앞서 같은 당 김효석 원내대표도 별도의 기자회견문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 대표는 "조류독감이나 광우병 사태같은 일들로 신뢰의 위기가 왔다"면서 "특히 중고생들이 츳불시위에 나서고 광우병 괴담이 나오는 것은 장래에 대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손 대표는 '국민 정서법'을 언급하면서 "이성적인 합리적인 판단 못지않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들과 소통이 일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지적은 받아들인다"면서도 "거듭 밝히지만 오늘 발표될 추가 내용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정서법을 얘기하지만, 지도층이 열정을 갖고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남북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손학규 대표는 "식량지원 차원을 넘어서 6.15 정상회담, 10.4 정상선언 등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의 긍정적인 정책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가 꽉 막힌 게 아니라 지금은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의 조정기일 뿐"이라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물밑으로 대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흔히 통미봉남을 얘기하지만 우리는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를 환영한다"면서 "이번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50만 톤의 쌀 지원에 나선 것은 한국 측의 노력도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핵 폐기의 진전, 대북 사업의 타당성, 또 우리의 재정부담 능력, 국민적 합의 등의 원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대북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체육관광부

靑 "쇠고기 추가협의 내용 발표되면 야당 입장도 달라질 것"

청와대는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해졌다. 이날 오후 미국과의 쇠고기 추가협의 내용이 발표되면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회동과 관련해 "(손학규 대표가 FTA 처리를) 거부했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 "오늘 오후에 발표될 이른바 (쇠고기) 추가협의의 내용이 밝혀지면 야당 쪽에서도 다소 입장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도 밝힌 것처럼 오늘 발표할 내용이 저희가 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과 상식선에서 최대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오후에 발표될 내용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손 대표에게) 그제 큰 윤곽은 설명을 드렸고, 대략적으로는 다 알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손 대표가 다 알고 있다면, 오늘 이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건 민주당에서 알아 보라"면서 불쾌감까지 드러냈다.

손학규 대표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대목에 대해서도 청와대 측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이동관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기 보다는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좀 더 친절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오해나 우려가 덜어질 수 있었지 않겠나 하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수입, 한미 FTA 문제 등과 관련해 조만간 대국민 기자회견 등의 형식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적절한 기회에 쇠고기 문제 마무리하고 FTA 문제에 국민적 협조를 당부하는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면서도 "다만 이것이 사과의 뜻을 담은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전반적인 국면이 마무리되면 (대통령이) 한 번쯤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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