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재 이 지역구에는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親)박근혜)' 후보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이인선(56)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와 이에 맞선 야권의 더민주당 정기철(53) 후보, 새누리당 공천 탈락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비박' 3선 국회의원 주호영(55) 후보 등 3명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
수성구을은 수성1~4가, 중동, 상동, 파동, 두산동, 지산동, 범물동으로 대구시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의 구도심이다. 신시가지에 비해 유권자 연령대가 높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보다 주택이 많다.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아 개혁성향이 강한 수성구갑에 비해 보수세가 강하다. 수성구을의 지역 화두는 도시철도 3호선의 범물~시지간 연장, 범안로 통행료 무료화(범안로~삼덕요금소 구간) 등이다.
정치적 성향은 대구 선거구 12곳처럼 여당의 텃밭으로 15~19대 총선까지 20년간 보수정당 후보만 당선됐다. 15대 자유민주연합 박구일, 16대 한나라당 윤영탁 후보가, 17~19대 주호영 후보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3선을 거머쥐었다. 17대 열린우리당 윤덕홍(21.69%), 18대 무소속 유시민(32.59%) 후보가 선전했지만 득표율 60%대의 주 후보에게 큰 표차로 낙마했다. 이 곳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된 것은 30년 전인 1985년 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신도환(수성구·남구) 후보가 끝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이변이 생겼다. 새누리당이 이 지역을 뒤늦게 '여성우선 추천지역'으로 발표해 현역 의원 등 모든 남성 예비후보를 컷오프한데다, 중남구 예비후보인 이인선 후보가 여성우선 추천을 받기 위해 지역구를 갑자기 옮겨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어 주 후보가 공천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새누리당은 이 후보를 재공천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주 후보는 지난 24일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약탈과 몰염치의 사감있는 공천"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여당 내부 문제뿐 아니라 수성구의 최근 변화도 이변 요인으로 손꼽힌다. 수성구갑 더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선전이 수성구을에도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는 공직선거 첫 출마다. 그는 "대구 여당 후보 중 여성은 1명"이라며 "여성대통령 시대에 맞는 여성리더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지역구를 옮긴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집권 여당 여성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다. 탈당한 주 후보에 대한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을 지켜주고 아껴준 당에 반발한 것도 모자라 법에 호소하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것은 뻔뻔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공약은 '첨단 의료관광 복합클러스터 구축' 하나다.
이인선 후보는 1959년 출생으로 달성초, 경북여중·고, 영남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후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졸업했다. 경북대의대 면역학교실 연구원, 전 계명대 부총장, 전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원장을 지냈고, 현재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야당 후보도 이 곳에 도전했다. 더민주당 정기철 후보는 2002년 대구시의원 수성구 제4선거구에서 낙선한 후 14년만에 국회의원 후보에 출마했다. 그는 같은 당 '수성갑' 김부겸 후보가 선전하는 것을 선거의 긍정적 효과로 평가했다. "경쟁해야 변한다. 여당 무능 심판을 위해서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며 "김 후보와 나 같은 야당 후보들이 정책선거를 하면 독주를 막고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공약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마을도서관·마을문화예술 창작소 건립, 범안로 통행료 무료화 등이다.
정기철 후보는 1962년 태어나 부산 계성고와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80년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고(故) 제정구 선생, 김부겸 후보와 함께 진보정치연합에서 활동했다. 이후 범일초·동평중·수성고 학교운영위원장과 대구학교운영위원협의회 공동대표, 대구참여연대 운영위원, 2012년 대선 문재인 후보 선대위 대구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지냈고, 감정평가사로 일하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처음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주호영 후보는 17~19대 3선 국회의원이다. 현역인만큼 인지도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다. 그는 새누리당 상징 붉은색 대신 흰색을 선거에서 사용하며 선거 점퍼도 흰색으로 바꾸고 유세를 펼치고 있다.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 지역을 위해 더 낫지 않겠냐"며 "12년 경력이면 경쟁력이 있다. 당을 떠나 인물을 본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약은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으로 대구경제 활성화 기반 마련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 노력 ▷도시철도 3호선 범물~시지간 연장 추진 ▷삼덕요금소 폐지 추진 등 10개다.
주호영 후보는 1960년 출생으로 울진 남부초, 대구 경상중, 능인고, 영남대 법학과,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법학박사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공직생활을 하고, 2008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수성구을에 출마해 처음으로 금배지를 단 뒤 19대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거친 대표적인 친(親)이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편 <조선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수성구을에서는 주호영 후보가 40% 지지를 얻어 가장 높았다.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는 22.9%, 더민주당 정기철 후보는 14%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주 후보가 44.4%, 이 후보가 40.9%로 접전을 벌였다. 20~50대에서는 주 후보가 이 후보를 모두 앞섰다. 60세 이상 응답자에서만 이 후보가 37%를 얻어 주 후보의 36.9%에 미세하게 앞섰다. 이 조사는 수성을 선거구 19세 이상 성인 5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최대 허용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3%포인트, 응답률은 9.1%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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