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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비난? FTA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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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비난? FTA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

李대통령, 쇠고기 후폭풍 '강공돌파' 천명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 농가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며 "(비난하는 사람들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예정에 없던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를 갖고 "'국민의 건강에 위협이 되면 수입을 중단한다'는 보완책으로 최근 쇠고기 파동이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등 비난여론이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하는 한편, 광범위한 비난여론에 모종의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소위 '배후론'에 힘을 실은 발언이다.

"청와대 조직개편? 시련 겪으면 더 강해지더라"

이 대통령은 또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청와대 조직도 일부 개편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이번에 세게 훈련을 했는데 뭘 또 바꾸느냐"면서 "내가 기업의 CEO를 할 때 느낀 것인데, 사람이 시련을 겪으면 더 강해지는 게 있다"고 선을 그었다.
▲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청와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조직개편론'과 관련해 청와내 내 인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불안하게 생각할 게 뭐가 있느냐"며 "자신을 가져야 한다. 자신있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삼계탕이 이날 오찬 메뉴로 나온 점을 언급하면서 "닭고기를 먹겠다고 해서 (오늘) 먹었다. 약속은 지킨다"며 "쇠고기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 할까 보다"면서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을 해치는 해로운 고기를 사다가 먹이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 정책"이라면서 "우리가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데 사가라고 그럴 사람이 있겠느냐. 미국이 강제로 (위험한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게) 먹이겠느냐"라고 항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이 최우선 정책이고, 음식이나 식료품을 갖고 장난을 치는 업자는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며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어가면 (음식의) 양적인 부분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靑 "실패한 협상이라는 지적에 동의 못 한다"

대통령의 이러한 '정면돌파' 의지에 따라 청와대도 적극적인 광우병 논란 잠 재우기에 나섰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 오늘 한승수 총리까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인 불안이 존재하는 만큼 민의를 존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범정부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정부의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흥분과 감성이 앞선 소모적인 논란을 접고, 차분하고 이성적인 논의가 여론과 사회적 담론을 선도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식 선동과 그에 편승하는 포퓰리즘 때문에 국가의 정책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며 "야당들도 책임있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련 수석과 비석관들도 비공개 언론브리핑에 대거 참석하는 등 사태의 진화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쇠고기 협상이 실패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로부터 광우병 통제국가 지위를 획득한 이후 체결한 다른 어떤 나라와의 협정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타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굴욕적 협상이었다"는 지적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선 셈. 그는 "이번 협상에서 동물성 사료금지를 명문화한 점이나,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해 스탬프(도장)를 찍는 것 등을 관철시킨 것은 성과"라는 자화자찬도 늘어 놨다.

"몰라서가 아니라 이런 기준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정부가 전날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토록 하겠다"면서 내놓은 보완책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통상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방어막을 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자 협상도 다자틀 내에서 이뤄지며, 필요하면 다자 규정을 원용할 수 있다"면서 "국민건강에 대한 걱정, 국민 심려를 감안하면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20조에 따라 예외적인 조치로 수입중단 조치는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쇠고기 협상문에 미국 현지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통제국가 지위 존속 여부를 판단한 뒤 수입을 금지토록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ATT 규정에 따라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관계자는 "수입협상 당시 몰라서가 아니라 이런 기준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미국과) 통상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도 했다.

야당들이 일제히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고시를 연기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고시연기를 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대편도 있고, (양국 간의) 신뢰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는 "이렇게 큰 정치·사회적 문제로 비화하는 과정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뼈 아프다"며 "정치사회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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