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후보자 등록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새누리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대구 동구갑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오후로 예정돼 있었던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는 전날부터 이어지고 있는 친박계 외부위원들의 '보이콧'과 이한구 위원장의 취소 공지로 또다시 파행됐다.
공천 심사가 이대로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를 매듭짓지 않은 채로 '의도적인 시간 끌기'에 표류할 모양새다.
유 전 원내대표 공천 여부와 8개 지역 공천 심사 결과를 논의하려 했던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오전 열려 2시간 반가량 진행된 후 계속 정회 중에 있다.
이한구 "유승민, 초선도 아니고 본인이 결정해야"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시간이 없다"며 전 지역구 공천을 조속히 끝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14~15일 공천 이후 '비박계 학살'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만큼은 본인의 손으로 매듭짓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대신 공개적으로 유 전 원내대표의 자진 '불출마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이날 복수의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니 당의 상황을 신경 써달라는 듯"이라고 말하며 "유 의원이 초선도 아니고 지금 걱정스러운 당 상황을 알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공관위의 '낙천' 결정으로 일게 될 파장과 당내 갈등 해소를 이른바 '비박계 공천 학살'의 최종 목적지이자 희생양과도 같은 유 전 원내대표에게 오롯이 떠안기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 본인이 하는 게 가장 좋고, 최고위원회의에서라도 멋지게 방법을 찾아내도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승민 구석에 몰고 이한구 손 떼나
당 안팎에선 이 위원장이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을 가능한 오래 늦출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공관위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지난 14~15일 발표로 대거 낙천한 비박계 의원들이 유 전 원내대표를 구심점으로 해 '세 결집'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공관위가 유 전 원내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하지 않고 대구 동구을을 경선 지역으로 선정해 발표하더라도, 최소한 유 전 원내대표 측근 의원들의 '연대'에는 금을 낼 수 있다.
이 경우 유승민계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유 전 원내대표로선 정치적 동지들과 함께하기 위해 공천장을 뒤로하고 스스로 '탈당'하는 승부수를 던지거나, 또는 새누리당 소속 상태에서 일단 20대 총선을 치른 뒤에 후를 도모하는 두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공천에서 배제된 유승민계 또는 친이계 의원들의 반발이 이날 들어 가시적으로 거세진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했던 조해진 의원은 이날 오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으로부터 '당당하고 용기 있게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유승민계 대구 지역 현역인 류성걸·김희국 의원도 공천 배제에 반발하며 당에 이의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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