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세종시 도담동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도덕성이나 경쟁력, 의정활동 등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도 정무적 판단이라는 정략적 의도를 갖고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이를 수용할 수가 없어서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를 영입한 것은 당을 구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차원이었기에 서로 간 선의를 믿었던 관계였다"며 "(김 대표가) 이렇게 정략적으로 공천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선의를 믿었던 관계'가 김 대표에게 '뒷통수'를 맞았다는 의미냐"라는 질문에 "저에 관해서는 그렇다"라고 짧게 답했다. "공천 발표 전 김 대표와 수차례 만났을 당시만 해도 공천배제에 대한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다"면서 "또한, '어려운 지역에 출마해서 꼭 당선되어서 오라'는 (김 대표의) 말도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 시키려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했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탈락시키는 것은 안된다.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으면 얼마든지 받아들였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울러 "내가 친노 세력 중 가장 선배여서 나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을 '친노세력 척결'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본 것 같다"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대표가 언급한 '정무적 판단'에 대해서는 "'친노'를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세종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결단해 만든 특별자치시"라며 "세종시에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나를 쳐낸다는 것은 세종시민들에 대한 '잘못된' 정무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를 언급하면서 "당에서 간곡히 요청해 갑자기 불모지인 세종시에서 출마해 당선되고, 이후 시장 배출과 시의회 다수당 차지 등 세종시 정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단계였다"며 "세종시는 앞으로도 국가적인 정책 차원에서 만들어가는 도시이기 때문에 앞으로 입법·예산 등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세종시를 버렸다고 해도 나는 세종시를 책임져야 할 무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어 더민주당과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같은 마음으로 세종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의원이 16일 세종시 도담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많은 취재진이 몰려 있는 모습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판단' 발언에 담긴 함의는 무엇이라 보는가
"친노쪽에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맞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배제하기 위해 한 것으로 본다. 세종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결단해 만든 특별자치시다. 세종시에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쳐낸다는 것은 세종시민들에 대한 잘못된 정무적 판단이라 생각한다."
- 더민주 중앙당에서 세종시에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데…
"공당이니까 후보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공천도 잘못했는데 이해찬을 떨어뜨리기 위한 저격 공천을 하는 것 아니냐 하는 공분을 사지 않을까 생각한다."
- 문재인 대표가 공천 배제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표도 공천배제 분위기를 감지하고 다방면으로 비대위원들에게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가 원체 완강해서 안 됐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 것이라 생각한다."
- 김종인 대표 전략공천 의도에 대해 친노 입장에서는 이견을 달지 않았나
"이렇게 부당한 공천을 하리라고는 예상 못했다. 정치는 신뢰를 갖고 해야 한다. 서로 존중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김 대표를 영입할 때는 당을 구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차원에서 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 간 선의를 믿었던 관계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 1988년 선거에서 나와 김 대표 간 맞붙었던 것이 공천배제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김 대표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선의를 믿었던 관계'라고 말씀하셨다. 김종인 대표에게 뒷통수를 맞았다는 생각도 드는가
"저에 관해서는 그렇다. 제가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김 대표와 오찬도 했고, 또 개성공단 폐쇄할 당시 논의할 당시만 해도 공천배제 느낌은 받지 않았다. 또, 저보고 어려운 지역에 출마해서 꼭 당선되어서 오라고 그런 말도 했었다."
-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김종인 대표도 예측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을 하는데 어떻게 보는지
"제 위상이 친노세력 중 제일 선배고 그래서 저를 공천에서 배제함으로써 당내 친노세력을 척결하는 상징적 의미로 본 것 같다. 그러나 정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우리당은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라는 두 기둥을 갖고 집권도 하고 발전시켜 왔다. 두 기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당을 발전시켜 나가야지 척결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명분도 없고 정당성이 없는 일이다."
- 더민주당은 60년 전통 야당으로 핵심 축을 호남과 민주화 운동세력으로 꼽는다. 이해찬 의원이 컷오프 대상이 된 것을 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상징인 민주화운동 세력을 제거하려는 것 아니냐 보는 의견도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학생 운동권들의 거친 행태.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저 같은 경우 민주화운동을 하다 정치에 들어선 지 거의 30년이 되어 가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 무소속으로 당선 되면, 향후 복당을 생각해 본적 있나
"제가 당을 버린 것은 아니다. 더민주당은 평생을 함께 해 왔던 당이다. 당을 버리는 게 아닌, 김종인 대표의 정략적 결정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선거 후 문제는 그 때가서 판단할 일이다."
- 과거 '친박연대'가 있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무소속 '친노연대'가 나오는 게 아니냐 하는 얘기도 있다. 또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연대를 만들거나 하는 것은 그럴 시간도 없고,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 정청래 의원 컷오프는 부당한 결정이다. 정 의원이 그동안 당에서 하던 역할, 다른 최고위원들과의 갈등 이런걸 갖고 컷오프 시켰다고 하는 데 그런 기준으로 하면 거의 대부분을 컷오프 시켜야 한다. 당을 흔들어 댔던 사람들이 더 해당행위를 한 것이다."
- 작년 9월 당시 최인호 혁신위원이 많은 후배들의 당선을 위해 이 의원 불출마 요구했다. 지금 상황과 비교해보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최 위원 마음은 당에 도움이 되는 차원에서 요청한 것으로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러나 정치라는 것이 그렇게 한 두 사람이 용퇴해서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선거라는 것은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 더구나 세종시민 입장에서는 제가 세종시 살리겠다고 와서 금방 그만두면 뭐가 되겠나. 또한 저를 탈락 시키려면 다른 대안을 가지고 와서 이런 사람이 있으니까 이분으로 교체하면 어떻겠느냐 상의했으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 게 일체 없이 전격적으로 얘기해서 당황스러운 것이다. 공천에서 탈락시키려면 본인을 불러서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해야 하지만 갑자기 탈락키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야 탈락한 사람도 명분이 생기고 지원을 하는 것이다. 제가 공천 실무를 많이 해본 사람이다. 이렇게 공천해서는 공감을 얻지 못한다."
- 이번 더민주당 공천 때문에 야권이 유리했던 선거구 10석 정도가 날아간 것 아니냐 하는 분석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수도권에서는 연대를 안하고는 낙선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지난번 선거에서도 5%이내로 낙선한 사람이 30명이 넘었다. 연대를 안 하고 당선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번에도 야권이 여러 개로 분열됐기 때문에 어려운 선거라고 생각한다. 정청래 의원 같은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탈락 시켜 선거에 악재로 작용한다."
프레시안=세종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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