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사의…"청와대가 국민한테 져야지"

"20개월 간 최선…총선 공천 때 가장 힘들었다"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6일 사의를 표명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강재섭 대표에게 오늘 서면으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시산업선교회 출신의 '운동권 목사'였던 인 위원장은 지난 2006년 10월 '수해 골프'와 '음주 추태' 등 거듭된 악재로 시달리던 한나라당에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이후 그는 4.9 총선 공천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들을 겨냥해 "사람을 공천해야지 새를 공천하냐"고 '철새 논란'을 제기하고 내각과 청와대 수석들의 도덕성 문제를 질타하는 등 악역을 마다치 않았다. 인 위원장은 사퇴 소감으로 "한마디로 시원섭섭하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교회 목사니까 이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 때 '정치가 이렇구나' 싶더라"
  
  그러나 인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고언을 마다치 않았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래도 총선 공천 때 가장 실망을 많이 했다"면서 "정치라는 게 이렇구나. 이게 한계구나고 느꼈다"고 답했다.
  
  그는 공천 당시 철새 및 비리 전력자의 전면 배제를 주장했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정말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한나라당이 윤리위원장을 포장지로 사용한 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내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포장지 노릇밖에 못했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한 그는 청와대를 향해 "국민들한테 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방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여론이 아주 안 좋으니까 여당이 여론을 수렴해서 정부를 뒷받침 해야 하는데 그게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근본적 책임은 정부에 있지만 국민들과 정부의 신뢰가 멀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여당의 역할이니 한나라당이 더 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그는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복당불가'가 원칙이라는 것.
  
  그는 이날 복당 문제를 재점화 시킨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도 "한미FTA 비준 문제도 있고 물가도 자꾸 오르고 나라가 어려운데 큰 이야기를 하셔야지 왜 자꾸 복당 이야기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계파의 지도자가 아니고 나라의 지도자 아니냐"면서 "계파의 지도가 아니고 나라의 지도자인데 국민들이 관심도 없는 복당 문제에 매달리니까 보기에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