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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북한 상대로도 '배신의 정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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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북한 상대로도 '배신의 정치' 하나"

전략 없는 박근혜 정부…"메르켈 총리 특사 파견" 대안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는 주장과 함께 추가 핵실험을 예고한 가운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협정을 비롯한 대화를 병행하는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특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5일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4월 중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김정은은 핵을 개발해서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것인데, 주변 국가들이 제재를 통해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면 좀 더 빠른 속도로 핵무장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위원은 "유엔이나 남한의 제재가 엄중하니까 북한이 도발을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도 있어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우리는 핵이 없고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다. 이게 지금 구도의 핵심"이라면서 "우리는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다. 협상을 통해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요청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파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홍 연구위원은 "이건 협상하기 나름이다. 정부가 2013년 개성공단, 2015년 목함지뢰 문제에서 북한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성공한 기억이 있어서 지금도 이러는 것 같은데, 이는 개성공단이나 목함지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력이 큰 사안이다. 강경하게 밀어붙여도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올해 미국 대선 전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 수소탄 시험 성공하면서 이를 김정은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고 핵 동결을 가지고 미국과 협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1월 6일 북한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정부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리춘희 아나운서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AP=연합뉴스

메르켈을 특사로? 반기문이 보내면 북한이 안받을 것

한편 이날 미래전략연구원과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북핵 위기 국면의 출구 전략을 모색한다'를 주제로 연 공동포럼에서 발표를 맡은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장 겸 전 국가정보원 북한담당 기획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메르켈 독일 총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 원장은 지난 2월 23일(현지 시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만난 이후 미중 양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 문제를 띄우고 있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평화협정 문제는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조건으로 궁극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정도다. 미국이 현재 대선을 앞두고 있고 이란, 쿠바 협상 등을 마무리해야 하는 조건에 있기 때문에 북한과 진지하게 협상을 진행할 실질적 의지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 원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메르켈 독일 총리를 '한반도 비핵화, 평화협정 특사'로 임명할 것을 제안한다"며 "메르켈 총리는 자본주의, 사회주의를 다 경험해본 점, 분단국가와 통일국가를 경험해본 점, 미국 중국 한국 지도자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점 등에서 최적의 특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르켈 총리의 중재에 의한 북미 협상과 뒤이은 남북 협상,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의 1단계 목표인 핵 동결과 비확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면서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토론자로 참석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메르켈 총리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어떠한 이해관계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실장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세계의 대통령도 아닌데, 한 국가의 대통령을 특사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메르켈 총리가 아닌,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을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김 대기자는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과 북한의 관계가 상당히 좋다. 메르켈 총리는 일반적인 입장이지만 슈타인마이어는 북한 관료들과도 만나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기자는 "독일과 북한은 특수 관계다. 유럽연합 회원국들 중에서도 북한이 독일과 관계가 좋다"면서 독일 인사들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반기문 총장이 메르켈 총리를 특사로 보내면 한계가 있다. 반 총장이 남한 출신 사무총장이기 때문"이라며 반 총장이 개입될 경우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붕괴를 사실상 대북 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떠한 출구전략도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혜정 중앙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현재 북핵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쳐낼 때와 똑같은 배신의 정치를 작동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008년 이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 5.24조치 등등 쌓여있는 앙금이 굉장히 많다"며 "대통령 스타일로 보면 지금까지 북한과 갈등을 일정 부분 참아온 것인데 북한이 결국 핵실험을 하는 '배신'을 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북한의 폭정을 종식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폭정을 종식시키는 것이 한국 외교와 북핵 문제의 탈출구인가"라고 반문한 뒤 "대통령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의 출구는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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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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