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공천 검토 결과 일부 내용을 발표하겠다"며 "총 44개 지역이고, 현역 단수공천이 23곳, 현역 (포함) 경선 4곳, 원외 단수공천 12곳, 원외 (후보끼리의) 경선이 5곳, 전략 검토 지역 3곳"이라고 밝혔다.
관심은 현역 단수공천보다 오히려 전략공천 검토 지역이나 원외 단수 지역에 쏠렸다. 현역 의원의 지역구가 이 범주에 포함된다면, 그 의원은 '컷오프'에 걸려 낙천했다는 뜻이다.
홍 위원장은 전략 검토 지역으로 서울 마포을, 경기 안산단원을, 경기 파주갑 3곳을 발표했다. 마포을은 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다. 정 의원은 과거 주승용 당시 최고위원(현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공개 석상에서 '공갈 사퇴' 발언을 해 당 윤리심판원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파주갑의 윤후덕 의원은 지역구 내의 모 기업에 딸의 취업 관련 청탁을 했고, 실제로 딸이 그 기업에 다닌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금수저' 논란이 일었다. 단 윤 의원의 경우는 이 일이 알려진 것이 청탁 시점으로부터 1년이 넘은 시점이어서, 윤리심판원에 정식 회부되지 않았었다. 일종의 '시효' 개념이었다.
안산단원을은 부좌현 의원의 지역구다. 부 의원은 딱히 도덕성과 관련한 스캔들을 일으킨 바는 없어, 여론조사 지수 등 경쟁력 부문이 판단 근거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부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 단원을은 세월호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단원고등학교가 위치한 곳이다. 최근 더민주는 '세월호 유족의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를 당에 영입한 바 있다.
그밖에 전북에서는 20대 총선 들어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남원·순창(강동원), 무주·진안·장수·임실(박민수), 고창·부안(김춘진), 김제(최규성. 이상 더민주), 정읍(국민의당 유성엽) 지역구가 각각 남원·임실·순창, 정읍·고창, 김제·부안, 완주·무주·진안·장수로 재조정됐는데, 이 가운데 김제·부안에서 김춘진 의원이 현역 재공천을 받고, 남원·임실·순창에 박희승 예비후보가 원외 후보로서 단수 공천을 받으면서 최규성 의원과 강동원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4선의 최규성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을 따르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회장이다. 단 김 전 의원의 아내인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과 민평련 소속 우원식(서울 노원을), 이인영(서울 구로갑) 등은 현역 단수 추천으로 재공천을 받았다.
강동원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와 이강래 전 원내대표를 꺾고 당선됐다가 '통진당 사태' 이후 더민주로 당적을 옮겼으나, 당 내에 우호 세력이 없어 현역 의원임에도 지역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공천 받은 이들은?
현역 의원 중 단수 추천을 받은 이들 가운데는 앞서 언급된 민평련계 인재근·우원식 의원 외에 수도권에서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노웅래(서울 마포갑), 박영선(서울 구로을), 윤관석(인천 남동을), 박남춘(인천 남동갑), 이언주(경기 광명을), 김상희(경기 부천소사), 정성호(경기 양주), 김현미(경기 고양정),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조정식(경기 시흥을) 의원 등이 현 지역구에 재공천됐고, 비례대표 최민희 의원이 이번에 분구된 경기 남양주병에 단수 공천됐다.
대전·충청에서는 박범계(대전 서을),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양승조(충남 천안병) 의원이 재공천됐고, 전북에서는 김윤덕(전주갑), 김성주(전주병) 의원이 단수 추천을 받았다. 박수현 의원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김성주 의원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대전'을 앞두고 있어, 당에서 배려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에서는 비례대표 배재정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에 단수 추천됐고,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은 현 지역구에 재공천됐다.
현역 지역구 의원이 있음에도 경선에 부쳐진 곳은 모두 3곳으로 서울 중·성동갑에서 홍익표 의원이 장백건 예비후보와, 광진을에서 추미애 전 최고위원이 김상진 예비후보와, 경기 안양동안갑에서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민병덕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른다. 이 부의장과 추 전 최고위원은 각각 5선, 4선 등 다선 중진이라는 점이, 홍익표 의원은 '귀태' 발언 논란이 약점이었다. 비례대표 도종환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충북 청주흥덕에서는 도 의원과 정균영 예비후보 간 경선이 치러져, 현역 의원을 포함해 경선을 치르는 곳은 이날 총 4곳이 발표됐다.
원외 인사가 단수 추천을 받은 곳 가운데서는, 1차 컷오프 대상이었던 신계륜 의원의 지역구 서울 성북을에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의 공천이 확정됐다. 서울 송파갑에는 박성수 전 당 법률위원장이, 부산 중구·영도에는 김비오 지역위원장이, 부산 북·강서을에는 정진우 전 부대변인이, 부산 사하갑에는 최인호 지역위원장이 단수 공천됐다. 그밖에 인천 계양을에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광주 광산을에는 이용섭 전 의원, 경기 시흥갑에 백원우 전 의원 등이 추천돼 정치 일선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이화영 전 의원 등은 경선 대상자에 포함됐다.
공천 결과를 전반적으로 보면 이인영, 우상호 의원과 송영길 전 시장, 백원우 전 의원 등 486 그룹 인사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박영선 비대위원 본인과, 박 비대위원과 가까운 박범계 의원, 박 의원과 '통합행동'을 같이 했던 조정식 의원 등이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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