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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강제구인 배경은 브라질 경제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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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강제구인 배경은 브라질 경제파탄?

[분석]브라질, 사상 최악의 두 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 유력

브라질의 룰라(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1) 전 대통령은 노동자 출신 대통령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브라질의 경제와 복지를 급성장시킨 정책을 폈다. 그는 이른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라는 신흥경제대국 그룹에서도 브라질을 가장 돋보이게 한 시기를 이끌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재선 대통령으로 퇴임하기 직전까지 지지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룰라의 국민적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전세계적으로 진보 좌파 진영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난 4일 룰라 전 대통령이 브라질 연방경찰에 의해 부패 혐의로 강제구인돼 자택에서 연금된 상태에서 3시간이나 조사를 받고 풀려난 일이 벌어졌다. 가장 중요한 혐의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페트로브라스와 거래하는 업체들의 비용을 부풀려 리베이트와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 지난 4일 경찰에 강제구인됐던 룰라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브라질 경제 끝없는 추락에 룰라 전 대통령 평가도 추락

룰라 전 대통령 측은 "룰라 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그리고 재임 중이거나 퇴임 이후, 어떠한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직후 룰라 전 대통령도 직접 "내가 한가지라도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당에 남을 자격이 없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번 사태는 브라질의 기득권 세력이 정권을 노동자당에게 빼앗긴 이후 정권을 되찾으려고 사법당국을 움직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2018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계획을 밝힌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끊어놓기 위한 음모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집권당이 바로 룰라 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이고, 현 대통령도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라는 점에서, 경찰은 호세프 대통령이 강조한 '성역 없는 부패 수사 지침'에 따라 수사를 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브라질은 잠재력이 풍부한 대국이지만, 수백년의 식민지 시대를 거쳐 독립해 정치 수준은 매우 낙후돼 있다. 브라질 사회의 부패지수는 악명이 높은 편이다.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부패가 만연돼 있다. 또한 사법당국도 권력 향방의 눈치를 보지 않을 정도로 정치적인 독립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구체적인 혐의 입증도 없이 룰라 전 대통령의 강제구인에 나서면서 이미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경찰의 행동은 '미디어 쇼'로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이때문에 룰라 전 대통령의 강제구인에 나선 경찰의 행동이 가능했던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호세프 대통령 역시 부패 혐의로 탄핵에 몰리고 있을 정도로 집권 노동자당의 힘이 약화됐고, 그 배경에는 브라질 경제의 추락이 있다는 것이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경제는 마이너스 4% 성장률에 육박하는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정도의 경기위축은 25년 만에 처음이며, 게다가 두 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1930년 공식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2015년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8%였으며, 올해 역시 예측 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3.5%~-4%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중앙은행 최신 전망치가 -3.8%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 전년도인 2014년 GDP 성장률은 0.1%였으며, 브라질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난다는 2017년 전망치도 0.5%(중앙은행 전망치)정도에 불과하다.

브라질 경제가 이처럼 끝없이 추락하자, 룰라 전 대통령의 인기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업적이 원자재 가격 상승기라는 호기에 힘입은 것이고, 브라질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장기적인 토대를 만들지 못했다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룰라 전 대통령은 좌파와 노동자 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지만, 상대적으로 잘 사는 계층으로부터는 혐오의 대상이 되는 분열적 인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경제가 극적으로 회생하지 못한다면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정치적 후계자' 호세프 대통령에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이 노동자당 후보로 2018년 대선에 출마해 승리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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