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구럼비여 이제랑 일어납서! 벌떡 일어나 푸른 하늘 푸른 바다를 품어 안읍서!"
제주 강정마을의 상징적 존재인 구럼비 발파 4주년을 맞아 마을 주민들이 구럼비를 되찾을 때까지 강정마을을 생명평화의 마을로 지켜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7일 낮 12시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구럼비 발파 4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장에는 조경철 강정마을회장과 홍기룡 군사기지저지범대위 집행위원장, 이태호 전국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 예수회 소속 김성환 신부, 강정주민 등 수 십여명이 참석했다.
구럼비(구름비)는 까마귀쪽나무를 일컫는 제주어로, 강정마을 해안가에 펼쳐진 길이 1.2km의 바위다. 국방부는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2012년 3월7일 화약을 이용해 이 바위를 깨부쉈다.
참석자들은 "4년 전 오늘은 제주도 치욕의 날이다. 당시 구럼비 발파를 막기위해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등 정치권에서 한목소리를 냈지만 국방부는 발파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예수회 소속 김성환 신부는 연대발언에서 "밖에서 여러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실망은 없다. 오히려 4년 전 오늘을 생각하며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태호 전국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구럼비 폭파 당시 많은 분들이 군사기지화에 대한 우려를 했다. 이미 한반도 주변에서는 역대 최대규모의 전쟁연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미일의 군사 동맹은 가시화 되고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있다"며 "해군기지는 전쟁을 불러온다. 지금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이야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구럼비는 4.3의 환란에서 주민들의 목숨을 지켜준 은신처이자 바다를 매개로 세대를 이어주던 교육의 장이자 교감의 장이었다"고 구럼비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 회장은 "아무리 안보를 위해서라지만 단 한번도 출몰하지 않은 해적을 위해 기지를 짓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해군기지는 자연의 순리와 민심을 거역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이에 "해군기지가 준공됐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가 실현되는 날까지 강정을 생명평화의 마을로, 문화가 넘치는 마을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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