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때문에 몸살"…"이렇게 좋은 파트너가 어디 있나"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였다. 박 대표는 "나는 뭔가 제안을 하려고 왔다"면서 "BBK 등 대선 관련 고소·고발건을 털고 가자"고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수사 중지를 요청했다.
이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농담조로 "그것도 특검 하자"고 비껴가자 박 대표는 "정치적 공방에 대해선 형사처벌은 안 하는 게 미국에서도 관행"이라고 정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임시국회 최대쟁점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 여부에 대해서도 양 당은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FTA를 처리해 달라"고 말하자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FTA 처리합니다"라면서도 "시기가 문제"라고 단서를 달았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김효석 원내대표 때문에 몸살이 났다"고 너스레를 떨자 손학규 대표는 "김효석 원내대표만큼 좋은 파트너를 두고 왜 불평하느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도 "대선 때 싸워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며 "완전히 다 터놓고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 의장의 한반도 대운하 신중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대한 반대입장 등 '소신발언'도 화제에 올랐다.
이한구 의장이 "민주당 할 일을 내가 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자 같은 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완전 야당이다,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이 의장은 웃으면서 "(나는) 민주당 비밀당원"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李대통령 "바로 모시려고 했는데 이제야…"
이명박 대통령이 입장한 뒤부터는 화기애애한 덕담이 오고 갔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근 미국-일본 순방을 언급하면서 "수고 많으셨다. 고단하셨을 텐데…"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한미-한일 정상회담 잘 끝내고 잘 돌아오셨다"면서 "한미우호 관계와 동맹관계를 발전시키고, 한일관계도 증진했다"며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대단한 체력이시다. 시차를 극복하는데 우리 같으면 일주일 걸린다"고 했고, 강재섭 대표도 "(캠프 데이비드에서) 운전도 직접 하시고"라며 덕담을 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다 한다"고 응수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손학규 대표와 박상천 대표를 향해 "등산 자주 다니시느냐", "무슨 운동을 하느냐"고 묻는 등 '운동'을 화제에 올렸다.
이에 안상수 원내대표는 웃으며 "박상천 대표는 중요한 운동을 한다"며 "담배피우기 운동…, 요즘에도 두 갑씩 피운다"고 눈치를 줬다. 이날 행사에서도 박상천 대표는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 원내대표 옆의 재떨이를 가리키며 "벌 써 두 개 해치우셨네"라면서 "얼굴은 괜찮아 보이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야 지도부를 바로 모시려고 했는데, 선거도 있고 외국도 가고 이렇게 돼서 오늘 초청하게 됐다"며 여야 지도부 초청이 늦어진 데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일단 시작은 화기애애했던 셈이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오찬에서는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쇠고기 협상을 언급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농업과 축산업에 오점을 남기고 상처를 줬다"며 "피해산업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한미 FTA에 대해서도, 쇠고기 완전 개방에 대해서도 국민을 설득하기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민주당 차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OIE(국제수역사무국) 규정이 마련되면 그 규정에 따른다는 협상이 있었다"며 "쇠고기 협상의 경우에는 전 정궈에서 원칙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해를 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농민들과 축산업자를 위한 대책은 사전이 됐든, 사후가 됐든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특유의 유머감각을 아낌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운동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던 중 "운동하시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문에 김효석 원내대표가 "대중없이 한다"고 답하자 강 대표는 재빨리 "김대중 대통령 없어도 (운동을) 한다고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는 테니스를 일주일에 한 번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하자 강 대표는 "황제 테니스…"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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