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40분 면접, 신보수 선언 "당론 위배 아냐"

'진박' 이재만 "난 박근혜 공천 받은 사람 여전히 '진박 마케팅'

새누리당이 26일 대구·경북 지역 공천 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이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유 의원은 면접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주로 원내대표 할 때 대표 연설 등 그런 부분에 대해 질문이 좀 있었다"며 "제가 했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우리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게 전혀 없다"면서 "거듭 몇 번이고 읽어 보면서 확인했다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에 대한 면접은 당초 예정된 15분을 훌쩍 넘겨, 약 40분 가까이 진행됐다.

유 의원은 지난해 4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 기조인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신(新)보수' 선언으로 불리는 이 연설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상식에 가까운 일이다. 결국 박 대통령은 유 의원을 지목해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비난했고, 유 의원은 친박계의 공세에 못 이겨 원내대표직에서 쫒겨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유 의원의 연설이 "당론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친박계의 주장이다. 친박계를 대변하고 있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당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인사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 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유 의원의 공천 당락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이날에는 유 의원과 함께 대구 동구을 지역에서 공천을 두고 맞붙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에 대한 면접도 이뤄졌다. 이 전 청장은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친박)'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각종 여론 조사에서 유 의원에게 큰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전 청장도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박근혜 대표에게 공천을 받았었다"며 "그때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똑같은 마음으로 가고 있다"고 '진박 마케팅'을 펼쳤다. 이 전 청장은 지난 2006년 지 방선거 때 공천을 받았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