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제2 한국전쟁은 물론,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2일자 <한국일보>에는 진징이(金景一) 중국 베이징(北京)대 교수(한반도문제포럼주임)의 인터뷰가 실렸다. 진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는 중·러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3차 세계 대전, 제2차 한국전쟁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로 사태 전개가 심상치 않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사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 나서서 중국에 해명할 문제다. 한국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하는데 사드의 통제권은 미국에게 있다. 한국에 전시 작전권이 없기 때문"이라며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는 것은 사실상 중국의 미사일이 무력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은 이미 도처에서 대결 국면으로 들어서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어 "사드는 중국 포위 견제 전략의 일환"이라고 규정하며 "유사시 사드가 작동하게 되면 사드가 중·러의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일부 전문가들은 사드는 이동이 어려워 목표물 겨냥이 쉽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진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국정 연설을 두고 "소름이 끼쳤다. 박 대통령은 북한 체제의 붕괴를 바라는 것 같은데 그건 중국이 바라는 게 아니다. 중국 일각에서 박 대통령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진 교수는 "박 대통령이 사드를 느닷없이 들고 나온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다. 사드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오다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내 놓은 같은데 타이밍을 잘못 맞추었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며 "북한이 바라는 게 바로 북핵 정국이 사드 정국으로 전환하고 한·중, 미·중 갈등 국면으로 가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진 교수는 "북한이 망하면 한국도 온전할 수 없다. 북한 인민들이 모두 한국을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며 "북한 인민군 100만 명 중 99만 명이 투항하고 1만 명만 게릴라전을 펼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상상하기 힘들다. 이중 일부가 서울에서 폭탄 몇 개만 터트려도 외국 자본은 다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엄청나게 한반도로 밀려오고 있다. 북한도 사상 최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때 우발적 사건이 일어나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의 격돌이 된다. 진 교수는 "미·중이 국지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곳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 댜오위다오, 한반도 등 많다. 이중 실제로 전쟁이 일어났던 곳은 한반도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북미 관계 개선'이 관건…핵 포기와 평화협정 바꿔야
진 교수는 해결책과 관련해 북미 관계를 푸는 것이 열쇠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사실 미국은 북미수교, 평화협정체결, 안전보장 등 북한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줄 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한 채 적절한 긴장만 조성하고 있다"며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게 미국 전략"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북핵의 위협을 풀려면 먼저 적대 관계부터 풀어야만 한다. 북핵이 한미에 위협이 되는 것도 한미가 북한과 적대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최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비핵화와 함께,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 전환도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은 이런 맥락 하에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핵 동결과 한미군사훈련 중지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것"이라며 "나아가 핵 포기와 평화협정 전환"을 맞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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