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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후 증시 폭락 배경, 심상치 않다!

[진단] 마이너스 금리가 '뉴 노멀'... 유럽발 금융위기 닥치나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전야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는 11일 하루 낙폭이나 하락률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62.78포인트(3.40%) 떨어진 2012년 5월18일 이후 약 3년9개월 만에 최대라는 56.25포인트(2.93%) 떨어진 뒤 12일 다시 26.26포인트(1.41%) 하락하며 1835.2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1817.97(-2.34%)까지 떨어지면서 1800선 붕괴도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지수도 39.24포인트(6.06%) 내린 608.45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은 장중 594.75(-8.17%)까지 밀려나면서 지난 2월10일 이후 1년만에 600선이 무너지고, 지난 2011년 8월8~9일 이후 4년 반만에 처음으로, 제도 도입 이후 7번째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기도 했다. 서킷브레이크는 주가 급락이 심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설 연휴를 강타한 증시 폭락은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4.84% 하락한 14952.6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14000선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2014년10월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글로벌 증시가 이처럼 동반 패닉을 보이는 이유를 몇 개의 일시적인 악재로 풀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지난해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앞으로 통화 긴축을 위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후폭풍부터 꼽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선택한 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기감을 증폭시킨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택할 정도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냐는 불안감을 자극해 일본의 엔화 가치는 떨어지는 게 아니라 상승을 하고 있다. 심지어 시장금리의 지표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국채, 그것도 '안전자산'이라는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05%를 기록했다. 한 나라가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금리도 아니고 시장의 금리라는 10년 만기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낸 것은 G7 국가 중에서는 처음이다.

▲유럽발 금융위기설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 ⓒ연합뉴스

유럽 대형은행들 파산설 도미노

특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글로벌 대형은행들의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악재가 되고 있다. 이제 은행들이 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도 찾지 못한 채 넘쳐나는 돈을 중앙은행에 맡기면 이자가 아니라 보관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 뻔한 처지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은행인 미쓰비시와 스미토모미쓰이의 주가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발표 이후 25%나 급락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더 심각한 것은 유럽의 대형은행들이다. 이미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로존 위기로 부실이 커져왔던 유럽의 대형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가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는 새해 들어 불과 한달여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도이체방크는 2분기 연속 손실로 9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후순위 전환사채의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고 파산할 수 있다는 위기설에 휩싸여 있다.

문제는 유럽의 대형은행들 중에 파산 위기설이 나도는 곳들이 한두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13년래 최저인 배럴당 26달러 선까지 폭락하면서 그동안 유럽에 들어와 있던 중동 산유국들의 오일머니가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의 대형은행 소시에트제너럴은 원자재 등의 상품 위험노출도가 업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올 들어서만 43% 빠졌다. 지난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하락폭(41%)보다 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대형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에 빗대,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유럽에서 재발할 것이라거나, "유럽발 금융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설'은 최근 국내 금융주들의 폭락으로도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몇 달만에 금리 인상 기조 포기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 특히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로 가겠다고 선언하고 지난해말 한 번 금리를 올렸다가, 이제는 미국 경제를 위협할 글로벌 리스크가 많다면서 금리 인상은커녕 미국도 마이스너 금리를 채택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의 패닉 분위기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닛 앨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유럽과 다른 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비 차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면서 원론적인 수준으로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스웨덴 중앙은행이 이날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0.35%에서 -0.5%로 0.15%포인트 인하했다는 소식과 맞물리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4.56포인트(1.60%)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2.78포인트(1.23%) 떨어졌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2.39%, 독일 DAX 30지수는 2.93%, 프랑스 CAC 40지수는 4.05%나 떨어졌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인 골드만삭스는 4.44%, JP모건은 4.50% 모간스탠리는 4.47% 각각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앨런 의장의 발언은 스웨덴의 마이너스 금리 추가 인하 소식과 맞물리면서,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 처방을 실제로 도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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