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미국-일본 해외순방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친박인사의 복당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내 사소한 문제에는 관심 두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은 그런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친이는 이제 없다.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라며 "저는 어느 누구와도 정치 경쟁자가 없다"며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제 경쟁자는 외국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153석 획득이라는 총선 성적표와 관련해 "소선거구제가 생기고 여당이 153석을 받은 것은 역사에 없었을 것이고,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절대 지지를 받고 전국 정당의 기반을 잡은 적이 없었다"며 "모두가 위기에 힘을 모아 가 달라는 부탁이기 때문에 국내의 사소한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지금 어떤 개인적인 정치적 야망도 없다"며 "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 남북이 화해하고 북한도 변하고 남쪽도 변해서 남북도 잘 되는 그 일에 총 매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1일 한나라당 지도부와 가진 만찬에서도 이 대통령은 "친이-친박이 어디 있느냐, 국내에 내 경쟁상대가 어디 있느냐"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한미FTA 비준-각종 규제완화 법안, 5월 임시국회에서"
이 대통령은 "이제 선거는 끝났다"며 "정부는 과반의석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선진화 하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 비준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완화 법안 처리 △교원평가제도 법제화 등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 "국회는 5월 중에 임시국회를 열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시간이 없다"며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여야의 조속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앞서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공공부문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비리는 처벌규정을 강화해 더 엄격하게 다루겠다"며 "기업인 여러분들께는 자율적인 개혁으로 경영을 선진화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수위축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실제 경제 현상보다 내수가 더 위축되어선 안 된다"면서 "임시국회를 열어 내수를 촉진하는 일에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과 관광, 의료문제 등 서비스 산업의 육성도 촉진하겠다"며 "정부가 내수를 진작하려는 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가면서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는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며 "앞으로 5년 안에 선진일류국가의 기틀을 잡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그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한국 제끼고 미국과 협상하는 전략은 성공 못 해"
남북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최근 경색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남북관계도 지난 10년 간의 기존 틀이 새로이 정립되는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다"며 "최근에 있었던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그러한 관점에서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을 통한 핵 포기가 북한에 이로운 길이라는 것을 믿도록 설득하겠다"며 "이제는 북한도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최근 우리를 따돌리고 미국과 직거래는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는 다른 나라와 북한과의 관계라기보다 남북 간 특별한 관계"라면서 "남쪽을 봉쇄하고 미국과 바로 통하겠다는 (북한의) 전략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나 그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제끼고 미국과 (협상)한다는 북한의 전략은 성공할 수 없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주로 예정된 해외순방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 순방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외교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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