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후보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한 이재오 의원이 "낙향해서 정치와 단절하느냐, 재기를 도모하느냐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 의원은 "내 역할이 여기까지인지, 아직 역할이 남아있는지, 이제는 JOY님(이재오 팬클럽 회원)들이 판단할 때"라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거취를 물었다. 재기하겠다는 이야기다. 이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4,300여 JOY 회원들께 드리는 첫번때 편지'라는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당분간은 칩거할 듯
지난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중당으로 출마한 이후 16년 만에 두번째 패배를 맛본 이 의원은 "4월 9일은 참으로 서러운 날이기도 했다"면서 "세상은, 민심은 우리의 뜻대로만 되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텅 빈 유세차를 아들과 타고 낙선인사를 돌았다"면서 "그렇게도 참고 참았던 눈물이 시장 노점상들이 손을 흔들면서 격려할 때 그냥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삼베옷에 맥고모자 쓰고 몇 평의 땅을 구해서 땅과, 바람과, 하늘을 벗 삼아 살고도 싶다. 청풍이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한다. 사랑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살다가 가라 한다는 글귀가 생각났다"면서도 "정치인의 길을 걸을 것이냐 자연인의 길을 걸을 것이냐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정계를 떠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분간은 칩거가 이어지겠지만 재기를 위해 암중모색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당선자 26명이 박근혜 전 대표와 회동 하는 등 총선 결과에 고무된 친박계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명박계는 철저히 물밑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명박계의 서울 지역 당선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면서 "어쨌든 우리 안에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홍준표, 공성진, 남경필 등 중진급 의원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지만 꼭 들어맞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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