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전직 북한 고위급 관리가 로켓 발사의 목적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3일 KBS는 지난 2012년 리영호 당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평양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인공위성 쏘아 올린다는 게 로켓 무기나 같아. 그 로켓에 핵무기 설치하면 미국 본토까지 쏘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뱃심이 든든하다"고 말했다는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리 총참모장이 "우리는 핵무기도 가졌다. 미국 놈들은 (북한을) 핵보유국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를 인정하든 안 하든 핵보유국"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동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주권 국가는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물론 북한의 주장대로 장거리 로켓 발사가 위성을 지구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리 총참모장이 스스로 언급했듯 로켓에 위성을 실으면 인공위성 발사체가 되는 것이고, 탄두를 실으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된다. 물론 로켓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기능하려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재진입'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지만, 일단 대기권 바깥에 위성이든 탄두든 올려놓을 수 있는 기술은 확보한 상황이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해 여전히 "우주의 평화적 권리"를 내세우며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3일 북한이 각국 외교 사절들을 평양에 위치한 과학기술전당으로 초청했다고 일본 보도했다.
올해 초 준공된 과학기술전당에는 주로 북한의 과학 기술 성과를 보여주는 물품들이 전시돼있다. 여기에는 예전에 북한이 쏘아 올린 로켓 모형도 다수 포함돼있다. 북한은 이 견학을 통해 자신들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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