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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도 알고 보면 다 달라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기침 따라 다른 대처법

"감기에 걸려 약을 먹고 다른 증상은 다 좋아졌는데, 한 달이 다 되도록 기침이 낫질 않네요. 병원에 가면 별문제 없다면서 기침약을 주긴 하는데, 밤에 유독 심해서 잠도 잘 못 자고 힘들어요."

차가운 날씨에 기온 변동이 심하니 호흡기 질환으로 내원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지만, 종종 앞선 분처럼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유독 기침만 심하거나, 치료하면 좀 좋아지는 듯하다가 재발하기를 반복해서 오래 고생하는 분이 있습니다. 심하면 기침 때문에 숨이 차 몸에 기운이 다 빠졌다거나, 밤에 잠을 못 자서 신경이 곤두섰다는 분도 있습니다. 오래도록 낫질 않아 검사를 받아 보면 가벼운 염증이 있다거나 천식기가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경우가 많아 답답해하시지요.

한의학에서는 기침 증상을 단순히 폐와 기관지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오장육부의 문제가 모두 기침이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침과 관계된 장부로는 폐와 비장(지라)과 신장, 그리고 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장부를 기능적 시스템 단위로 볼 때 폐는 호흡기 면역과 기 순환의 중심이면서 기운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역할을 하고, 비장은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고 체액의 순환이 잘되도록 합니다. 신장은 우리 몸의 근원적인 에너지원인 동시에 기운을 아래로 수납하는 기능을 하고, 간은 혈을 저장하고 피로를 이겨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기운이 막히지 않고 소통되도록 합니다.

타고난 체질적 성향이나 잘못된 생활습관의 누적, 혹은 질병으로 인해 이러한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기침이 만성화하기 쉽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두고 "폐기가 상해 맑지 않으면 기침을 하고, 비장이 제 기능을 못해 습이 동하면 담이 생기며, 신장이 허해 기운을 아래로 거두어들이지 못하면 기운이 위로 치밀어 올라 기침하고 가래가 생긴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감정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간에 쌓인 화가 위로 치밀어 올라 폐에 영향을 주어 기침이 생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기침이 오래 이어질 때는 단순히 멈추려 하기보다, 무엇 때문에 잘 낫지 않는지를 살펴서 함께 다스려야 합니다.

잘 낫지 않는 기침 때문에 고생하는 분의 몸 상태는 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감기가 나았는데도 기침이 이어지고, 특히 밤에 유독 심한 분이 있습니다. 보통 감기와 함께 생긴 기침과 가래는 감기 증상의 호전과 함께 사라집니다. 그런데 열과 몸살 그리고 콧물과 두통은 사라졌는데 마른기침을 많이 하고 특히 밤이 되면 심해 잠을 잘 못 주무시지요. 이런 분은 가래는 없거나, 있어도 기침을 여러 번 했을 때 노랗고 끈끈한 가래가 조금 있는 정도입니다. 이 증상은 과로로 인해 감기에 걸렸는데 충분히 잘 쉬지 못했거나, 체질적 요인이나 대증요법으로 인해 몸의 진액이 부족해져 내부에 필요 없는 열이(이 열로 인해 가래가 졸아든 잼처럼 끈끈하고 잘 나오지 않게 되지요) 생겨서 발생합니다. 이럴 때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폐의 기운과 진액을 보충하고, 진액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열을 식혀주는 방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다음으로 노인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만성 기침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젊어서 폐렴이나 폐결핵을 앓았거나, 기관지 확장증과 같은 만성 폐 질환 때문에 폐 기능 자체가 약화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몸을 살피면 노화와 만성질환으로 인해 비장과 신장의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크지요. 거의 일 년 내내 기침하고 가래가 끓는데, 특히 날씨가 차고 건조해지면 심합니다. 이런 경우 약해진 기능을 강화하면서 기침을 그치게 하고, 담을 삭이는 방향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침이 나오는 분입니다. 이런 증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감정적인 불균형이 쌓여 기의 흐름이 정체되고 속에 쌓인 화가 치밀어 올라 담이 뭉치면서 발생합니다. 기침과 함께 평소에 자주 가슴이 답답하고 목에 뭐가 걸린 것처럼 느끼는 분이 이런 경우입니다. 검사를 받아도 폐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고, 간혹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기도 합니다. 이 경우 감정의 불균형으로 인해 막힌 기운의 소통을 돕고, 화를 풀어내야 기침이 그칩니다.

기침으로 고생하는 분은 차가운 기운에 노출되는 상황을 가능한 피해야 합니다. 한의학은 몸을 차게 하고, 차가운 것을 먹고 마시면 폐가 상한다고 봅니다. 특히 아침 일찍 운동 나가면, 차가운 공기와 밤새 내려앉은 오염물질로 인해 운동 효과보다 폐가 상하는 정도가 더 클 수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낮에 운동하거나, 실내운동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함께 차가운 물이나 음료를 마시는 것을 삼가고, 옷이나 목도리 등으로 목과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주어 체온을 유지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실내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침을 자주 하면 배와 등 근육이 긴장하는데, 이럴 때 배에 따뜻한 팩을 하거나 큰 뜸을 떠서 따뜻하게 해주면 불편한 증상의 해소는 물론 심한 기침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어깨와 양 어깨뼈 사이의 등 부분을 손으로 눌러서 풀어주거나, 천천히 그리고 아랫배까지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훈련 또한 기침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기침이라는 같은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그 속내는 각기 다릅니다. 감기를 따라온 잠시간의 증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별 이상도 없다고 하는데 기침이 이어진다면 내 안에 어떤 불균형이 있는지를 살피고 이를 다스려야 효과적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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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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