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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과반' 한나라, '캐스팅보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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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과반' 한나라, '캐스팅보트' 박근혜

'李-朴 갈등' 뚜렷해져…MB계 권력갈등도 실타래

9일 실시된 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압도적 안정과반 예상은 빗나갔다. 과반을 살짝 넘겼지만, 대선 직후의 '200석 가능설'이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 점령이 가능한 이른바 '절대 과반 168석 목표'에는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부랴부랴 "절대 과반은 168석이 아니라 157석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친박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켜 영남권이 큰 타격을 입었고 충청권은 자유선진당이 휩쓸었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이지만 친박진영으로부턴 '손 볼 대상'으로 지목당한 이재오, 이방호 의원은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박근혜 파워'가 여지없이 증명된 셈이다.

일단 여대야소에 성공하면 '의회권력'을 장악하겠만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게 됐다.

대선관리 역할로 출발한 현 강재섭 체제의 임기는 7월까지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명실상부한 '이명박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당내 주류들의 주장이고 친박진영도 조기전대론에 동의하지만 그들의 명분은 '심판론'이다.

여기에 '개혁'을 명분으로 중진들이 대거 낙천됐을 뿐 아니라 신주류의 수장격인 이재오 의원까지 낙선함에 따라 여권의 권력구도 향배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컨트롤타워가 없다

▲ 박근혜 전 대표는 역시 '선거의 여왕'이었다ⓒ연합뉴스

전체적으로는 승리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한나라당의 현재 구도는 어느 한 세력이 주도권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재섭 대표는 불출마 선언 등으로 박근혜계의 반란을 진압하며 총선을 무리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다른 한편에는 지원 유세 현장에서 강 대표의 파괴력을 실감하기 어려웠다는 상반된 평가가 있다. 게다가 목표치였던 168석 달성에 실패함으로써 강 대표의 리더십도 휘청이게 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명박계 소장파들 역시 규모에선 약진이 두드러졌고 규모만 보면 범박근혜계와 맞서기 충분하지만 이제 재선에 성공한 정두언 의원을 제외하곤 좌장역할을 할 만한 구심점이 없다. 이명박계 중진그룹과의 갈등설도 앞서 불거진 바 있다.

정몽준 의원이 수도권 입성에 성공했지만 다른 세력과 연대제휴가 전제되면 몰라도 정 의원 홀로 당의 중심이 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그가 입당 넉 달 만에 당권을 넘보는 데 대한 경계 심리도 엄존한다.

'전면적 심판론'을 제기하기엔 힘이 부쳐 보이는 박근혜계를 제외하곤 그 어디에도 중심축이 보이지 않는 세력 분포다.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가 당을 직할하기엔 유우익 대통령실장-박재완 정무수석 라인의 중량감이 약하다. 또한 당초 예상보다 한참 떨어지는 결과는 이명박 정부 3개월에 대한 '경고성' 의미가 다분해 청와대가 당을 좌지우지하기도 쉽지 않다.

한나라당은 크게 이명박계와 박근혜계로 재편된 셈이다.

내부갈등 속 책임론 제기될 수도

이에 따라 친박연대, 친박무소속 연대 당선자들의 복당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선거 과정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들에 대한 '복당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지만 '불안한 과반'의 속성 상 이들의 복당을 허락함으로써 안정과반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신주류 내부의 쟁투가 표면화될 소지도 적지 않다. '소장파그룹 대 원로그룹'이 갈등의 축이다. 지난 달 23일 이명박계 소장파 후보 55명의 '이상득 불출마' 촉구 기자회견에서 나타났던 권력 핵심부의 반란이 재개될 것이라는 것.

특히 '형님공천'의 당사자인 이상득 의원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상득-최시중을 정점으로 한 원로그룹이 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장파가 대대적 공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영남권-충남권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천 문제를 두고 내부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명박계 내부 싸움에 몰두하기엔 배후에 버티고 있는 박근혜계가 두렵다. 위기감은 오히려 이명박계의 결속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청와대와 관계가 한층 돈독해진 강재섭 대표의 당권 재도전, 5선에 성공한 김형오 의원의 관리형 체제 출범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청와대의 강력한 장악력을 전제로 하는 모델일 따름이다.

역시 '박근혜'라지만…

이번 총선에서 파괴력을 증명한 박근혜 전 대표는 역시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상수'다. 당내 권한만 따지면 형식적으로는 차이가 없는 당협위원장(원내, 원외 포함) 가운데 친박계는 40여 명 선에 불과하지만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본인이 결심만 한다면 7월 당권에 현재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사람도 박 전 대표다. 결속력이 한층 더 강해진 박근혜계에 비해 이명박계의 속사정은 복잡하다. 게다가 한나라당 전당대회 투표는 1인2표제로 진행된다. 투표권을 가진 한나라당 당원 가운데 박 전 대표에게 한 표를 안 던질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통령과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박 전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는 시나리오는 곧바로 '당청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에게도 위험부담이 크다. "돌아가서 심판하겠다"던 김무성 의원도 이날 당선 확정 이후엔 "조건 없이 복당해 이명박 대통령을 도울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이에 따라 7월 당권 경쟁은 대표주자들이 전면에 나서 맞붙는 경우보다 의외의 인물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상득 의원으로 대표되는 이명박계 노장그룹과 박근혜계의 연대 가능성도 상존한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권력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한나라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이제부터 본격화 될 한나라당의 다층적 권력투쟁은 분열의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전개된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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