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지난 달 말에도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을 수사하는 일산 경찰서를 방문해 초등수사 미흡 등을 강경한 어조로 질타했었다.
"환경부와 상의하겠다"…"겨울에도 똑같은 얘기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읍시청에서 피해 및 방역현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4월에 (AI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날씨도 따뜻하고 방역도 철저하게 해서 더 확대될 것 같지는 않다고 하니까 다행이지만 농림수산식품부가 원인조사만큼은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AI가 연례행사처럼 돼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건식 김제시장이 "인근 축산단지 180여 세대의 상하수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국가가 그렇게 오염된 물을 먹으라고 할 수 있느냐"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축단지 상하수도 오염문제는 우선 전라북도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게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김완주 전북지사가 "환경부와 상의해서 하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 겨울에도 와 봤는데 똑같은 얘기를 들었다"며 김 지사를 완곡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잊고, 또 내년이 되면 막는다고 나서고 이러면 안 된다"며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 쫒아 왔다"고도 했다.
통합민주당 소속의 김 지사는 최근 이 대통령의 새만금 건설현장 방문에도 참석하지 못했을 만큼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인사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 '새만금 특별법' 문제를 두고 김 지사와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 새만금 현황을 강현욱 '前지사'가 보고한 까닭은?, 이명박 "김완주 전북 지사, 말조심하는 게 좋겠다")
직접적으로 김 지사를 지목하거나 목소리를 높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동안 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김 지사로서는 또 한 번의 '악연'이 추가된 셈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읍시 영원면 후지리의 방역초소를 방문해 철저한 방역을 당부하는 한편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한 뒤 이날 오후 KTX편으로 귀경했다.
'총선개입 논란'은 부담…"대통령이 결정했다"
이날 정읍지역 방문은 총선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최근 이 대통령의 은평 뉴타운 현장방문으로 불거진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과 맞물려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조류독감 문제는 심각한 민생현안인 만큼 총선과 관계없이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자칫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면서 내부의 기류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AI로 인한 피해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야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류독감 발생현장을 챙기는 것과 총선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면서 "총선이 있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피할 수는 없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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