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사드 배치 전 본격적인 '군불 때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지난 25일 MBC <이브닝 뉴스>에 출연해 "사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군사적 수준에서 말하자면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충분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26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감안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한 장관의 발언이 "높아지고 있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 억제와 대응능력을 향상하는 대책 마련 차원에서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군사적 차원"이라며 "과거에도 국회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북한의 '수소탄' 시험 발표 전에도 한 장관이 이러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기존에 정부가 사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른바 '3NO'(미국에 사드 배치 문제를 요청한 적도 없고, 협의한 바도 없으며 결정된 것도 없다)입장에 비해 한 장관의 발언은 사드 배치에 한발짝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를 겸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이후에 한 장관의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실제 정부가 사드 배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사드 배치 발언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중국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드 배치를 공론화시키고, 이를 통해 '사드 배치를 원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하라'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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