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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본관 새 주인 부영그룹은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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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본관 새 주인 부영그룹은 어떤 회사?

위장 하도급 계약으로 비자금 조성…'흑역사'도 닮았다?

삼성생명 본관 사옥이 부영그룹에 팔린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옛 태평로)에 있는 건물이다. 매각 가격은 5000억 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태평로 시대'를 접고, 현 삼성 본관이 있는 서초동 일대로 옮긴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현 서초동 삼성 본관에 있는 삼성전자 주요 부서들은 수원으로 이전한다는 말도 나온다.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앞두고, 주요 계열사들이 자리 배치를 새로 하는 셈.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서울 중구 일대를 떠나는 건 상징성이 있다. 경제 권력의 강남 쏠림을 보여준다. 아울러 삼성생명 본관 사옥의 새 주인이 된 부영그룹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건물의 옛 주인과 닮은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비자금 논란이다.

임대아파트 건설로 성장

부영그룹 주력 사업은 임대아파트 건설이다. 지난 2012년 재계 순위 30위권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서 지금은 19위를 기록했다. (개인 오너가 있는 기업 중에선 16위.) 지난해 4월말 기준, 자산은 16조8050억 원, 그룹 전체 매출액은 2조4830억 원, 당기순이익은 3530억 원이다.

부영그룹 창업자 이중근 회장은 아마추어 역사가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 역사를 기록한 <미명(未明) 36년 12768일>, 1945년 해방부터 한국전쟁 직전까지를 다룬 <광복 1775일>, 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협정까지를 기록한 <6·25전쟁 1129일> 등의 저서를 남겼다. 분량이 방대하다. 5권으로 나뉜 <미명 36년 12768일> 시리즈의 경우 총2713쪽이나 된다. <광복 1775일>은 2544쪽, <6·25전쟁 1129일>은 1051쪽이다.

이 회장은 이들 책 가운데 일부를 요약본으로 재편집해서 무료로 배포해 왔다.

위장 하도급 계약으로 비자금 조성

그러나 이 같은 미담과 성공사의 이면에는 비리로 얼룩진 역사가 있다. 지난 2004년, 이 회장과 그의 매제 이남형 전 부영 대표는 비자금 조성과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영 계열사였던 광영토건에 아파트 건설 공사 시공을 맡긴 뒤, 위장 협력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하게끔 하는 식이다. 이후 공사비를 과다 계상해 지급한 후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 이를 주도한 이 전 대표는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경영진의 배임으로 인한 광영토건의 손해를 메워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가 보유한 부영 주식을 광영토건에 넘기겠다는 것. 법원의 선처를 호소하려는 방편이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이 회장은 이 전 대표가 광영토건에 넘기기로 한 부영 주식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명 주식이라는 게다. 결국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이 전 대표에게 주식을 증여받았다. 재판 결과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 회장이 차명 주식을 돌려받은 이유에 대해선 이듬해인 2008년부터 적용된 세제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새로운 세제에선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

한 술 더 떠서 이 회장은 2007년 주식을 증여받을 당시 냈던 세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결국 세금 일부를 깎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부영의 주식 변동 내역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고, 지난 2013년 11월 새로 세금을 내도록 통보했다. 부당무신고 가산세와 납부 불성실 가산세를 내라는 것이다. 역시 분쟁이 생겼는데, 조세심판원은 국세청 과세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냈다. "이 회장이 차명으로 주식을 관리하면서 문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부영의 주주 변동 상황을 숨겨왔다"라는 것. 따라서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의도적으로 회피해왔기 때문에 가산세 부과에도 문제가 없다"라는 결론이다.

▲ 지난해 10월 <미명 36년> 출간에 맞춰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연합뉴스


"직원에게 연차포기각서 받는다" 증언도

부영그룹은 기업 공개(IPO, 상장)가 이뤄져 있지 않아서, 경영 실태를 자세히 살피기 어렵다.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과거 부도 경험 때문에 주식시장 상장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부 주주의 투자를 받아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면 뒷감당이 어렵다는 논리다. 하지만 과거 비자금 사건 등을 보면,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 따른 부담 때문에 상장을 꺼렸을 가능성도 있다.

직원들은 이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소개하는 앱 '잡플래닛'에 올라온 글을 보면, 다른 이들에게 취업을 추천한다는 비율은 '0%'로 나타났다. 창업자의 독선적인 태도, 열악한 기업 복지, 낮은 임금 등이 단점으로 꼽혔다. 새해가 되면, 직원들에게 연차포기각서를 받는다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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