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이상득 "반드시 출마한다"

남경필 "경우에 따라 청와대 결단도 필요"

이재오 의원의 측근들을 비롯한 이명박계 소장파들의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이상득 부의장이 "못 물러나간다"고 버티자 '동반불출마설'이 들리던 이재오 의원도 24일 "나도 총선에 반드시 출마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재오 의원 측은 전날 청와대에서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에 대해 "동반 불출마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청와대 회동 이후 이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 모두 '출마'로 가닥잡힌 것은 청와대의 의중이 어느 쪽인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 화기애애하던 이상득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연합뉴스

이 의원은 24일 정오 경 비서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당내 현황은 논의했지만, (두 사람의) 동반 불출마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 의원은 총선에 출마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은평구의 여러 과제를 완성시키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지역구 사무실에서 선거조직책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정상활동'에 돌입했다.

이상득 부의장도 이날 "출마는 당연하며 이것이 포항 시민의 뜻"이라고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부의장은 "출마를 막으려는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나는 중앙정치보다 포항 지역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 발전을 위해 출마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또 "당 내부적으로 혼란이 오거나 분쟁이 생겼을 때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나를 공천한 것"이라며 "만약 공천을 반납한다면 당이 자칫 후보를 내지 못할 정도로 인재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항간에 나도는 인사개입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이제까지 우리 형제는 공사를 엄격히 구분하며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동반불출마해야"

이처럼 이재오-이상득 동반퇴진설이 당사자들의 부인으로 하루만에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선 '이것으로 상황종료가 된 것이 아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1일 '이상득 용퇴론'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남경필 의원은 이날 이재오 의원의 입장표명 직후 <KBS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양자 동반퇴진론을 고수했다.

남 의원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나 이상득 부의장 같은 대통령을 만들고 또 여당을 만든 이런 분들이 자신의 거취가 어떻게 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두사람이 동반불출마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소장파로 알려진 의원들과 상의도 하고 같이 동참을 촉구했지만 앞으로 좀 더 용기를 내겠다"며 추가 집단행동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 부의장이 민심의 방향이 어떤 것이라고 잘 파악하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청와대를 압박하기도 했다.

결국 이상득 부의장이나 이재오 전 최고위원 모두 총선출마 의사를 고수했지만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 오후까지 어떤 반전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