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신당을 추진하는 무소속 안철수·천정배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거대 양당구조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정치세력들이 28일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유종일 교수가 이끄는 '119포럼'과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모임인 '2020모임'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정치혁신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세력의 연대와 통합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들 세 사람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양대 정당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안 의원은 축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혁신은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며 "저는 이미 8월부터 한국민주주의가 다음 단계로 발전하려면 과소·과대 대표되는 국회 구조를 바꾸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8월 여야가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선거구제로 전환하는 선거구제 개편과 오픈프라이머리,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 3대 쟁점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안 의원은 "벌써 넉 달이 지났지만 안타깝게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만약 현재 거대 양당이 정치혁신을 바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기득권 챙기기에만 급급하면 국민은 반드시 총선에서 엄중한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나선 천 의원은 "양대 정당은 총선이 다가오면 과반의석을 목표로 혈투를 벌이면서 정체성이 전혀 다른 두 당이 동일 인물을 동시에 끌어들이려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례성이 높은 독일식 비례대표제가 가장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연동형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출한 비례대표제안도 상당히 좋다. 그 안을 중심으로 빨리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과 천 의원이 같은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통합신당에 대한 대화가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안 의원이 축사만 하고 먼저 퇴장하면서 별도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심 대표도 축사에서 "한국 정치도 한두 명의 지도자가 아니라 좋은 정당이 출현해 양당 구조를 뛰어넘을 수 있을 때 좋은 정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사람을 교체하고 간판을 바꿔도 신진세력과 소수당을 봉쇄하는 족쇄가 그대로라면 한국 정치가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야권 지지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단일 협상안을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하겠다는 결의를 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토론회에 참석, 최근 새누리당이 선거구 협상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했다고 지적하고서 "거대 과두정당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새누리당의 무모한 반정치개혁적 사고에 철퇴를 가하는 입장이 모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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