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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선 지면 끝이구나. 나는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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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선 지면 끝이구나. 나는 속았다"

"공천파동 강재섭이 책임져라…지원유세 못해"

"경선에서 지면 끝이구나"

"나는 속았다. 국민도 속았다"

공천 문제로 격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강재섭 대표 등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공천 탈락 이후 독자 출마를 감행하고 있는 자파 의원들에 대해 "그 분들이 잘 되시기를 빈다. 건투를 빈다"면서도 "그 분들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다시 꼭 바로 잡겠다. 그 길을 담대히 걸어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틀'안에서 싸우겠다는 것.

"손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누빈 사람들이 누구냐"
▲ 휴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속았다"고 토로한 박근혜 전 대표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국회 정론관 단상에 선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공천은 3가지 중대한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계기였다"면서 "첫째 우리정치 수준과, 둘째 경선에서 지면 끝이라는 것과, 셋째 능력이나 국가관보다는 어떻게 해야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천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은 당 지지도를 7%에서 5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손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누빈 사람들이고, 집권 여당과 선거에서 40:0의 신화를 만든 주역들이며, 정권교체까지 이뤄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공천탈락자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상 자신의 공헌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는 "저는 대표시절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 돌려줘 경선을 원칙으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상향식 공천은 사라지고 당권-대권 분리도 지켜지지 않았다. 불공정한 공천으로 당이 아우성인데 당대표가 비례대표 영입에 대해 대통령에게 칭찬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한는 일까지 있었다"며 청와대와 강재섭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나는 믿고 맡겨 달라는 당 대표의 말을 믿었다"면서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제가 속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쩌면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강조했다. '

'강재섭 때리기'의 속내는?

이날 박 전 대표는 강재섭 대표의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공천파동과 당 개혁 후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구한테 속았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그는 "당 대표가 공개적 약속을 하지 않았냐"고 답했고 '이명박 대통령과도 공정한 공천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여러분들이 내 심정을 더 잘 알것"이라고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에게 바란 것이 있다면 당헌당규대로 공정한 공천을 하자는 것이 전부였다"면서 "그러면 당 대표가 중심을 잡았어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천에서 실권을 발휘한 사람은 따로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어쨌든 직접적인 책임은 당대표에게 있는 것 아니냐"고만 답했다.

결국 박 전 대표가 이날 '강재섭 때리기'에 주력한 것은 최근의 갈등이 당내 권력다툼으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고 '원칙과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로 전환시키려는 속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 제도의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당내 권력투쟁에서도 자연스럽게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

총선 이후 당내 투쟁 본격화될 듯

이날 박 전 대표는 '이같은 입장 발표가 한나라당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당을 아끼는 사람들이 공천은 왜 이렇게 했냐"면서 "누가 원인을 제공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다른 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24일 대구로 내려갈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표는 내달 9일 총선 때까지 자신의 지역구에서 칩거하다시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권력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국민의 열망과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바로 잡겠다"면서 "저 박근혜, 그 길을 담대히 걸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장기적 투쟁을 예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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