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은 21일 신당 창당 구상을 밝히며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선거 연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호남 신당 세력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에 대해 "이미 국민께서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고 저희에게 요구했고,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의 통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을 거부한 세력'으로 규정하고, 선거 연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안 의원은 다만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의 신당에 대해서는 "현재 호남의 신당 세력들이 있는데, 그분들과의 연대는 기본적으로 열려 있다"면서도 "협력 문제는 새로운 시대 요구와 새 정치의 비전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된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2016년 2월 초까지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내년 초에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가급적이면 2월 설 전에 신당의 구체적인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번 주부터 창당실무준비단을 가동하고, 실무 책임을 이태규 현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에게 맡길 계획이다.
안 의원은 "신당을 통해 두 가지를 이루겠다. 첫째,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하겠다. 둘째, 국민이 원하는 정권 교체를 하겠다"면서 "부패에 단호하고,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지 않고, 수구적 생각을 갖지 않는 모든 분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에 단호하고"라는 대목은 유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를 감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지 않고"라는 대목은 자신과 대립한 문재인 대표를 떠올리게 한다. "수구적 생각을 갖지 않는"이라는 대목은 온건한 보수를 포용하는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저와 신당은 힘겨운 보통 사람들을 위해, 불공정한 세상에 분노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세금 내는 사람들이 억울하고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신당은 안철수 개인의 당이 아니라, 낡은 정치 청산과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범국민적인 연합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 회견장에는 안 의원 탈당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문병호(인천 부평갑), 유성엽(전북 정읍), 황주홍(전남 장흥·영암·강진),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이 자리에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관련 기사 : 새정치 김동철 탈당…'안철수 신당' 行 선언)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구상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은 진리"라며 "(안 의원은) 창조적 파괴라고 하지만, 창조적 파괴는 결국 파괴일 뿐"이라고 안 의원을 비판했다.
전 최고위원은 또 "최근 인물 중심, 명망가 중심의 창당이 계속되는데, 야권의 아픈 분열 현상"이라며 "정치학 원론이나 정당론에서는 인물 중심의 정당, 명망가 중심의 정당을 가장 낙후된 정치 문화이자 가장 전근대적인 정당으로 지적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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