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는 16일 오후 7시10분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마을 임시총회를 열고 조 회장을 차기 마을회장으로 선출했다. 조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해 결선 투표를 치렀고, 376표(무효 4표) 중 195표를 획득해 연임에 성공했다.
이날 회의에는 마을 주민 수백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초 마을회는 '마을자산(마을회관)매각 및 매입의 건'과 '해군기지건설 반대운동 현황보고 및 강정마을 생명평화 문화마을 추진의 건', '임원선출의 건' 등 3개 안건을 상정하려 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안건 조정 주문으로 '임원선출의 건'만 채택됐다.
지난 11일까지 진행된 강정마을 차기 회장 입후보에는 조경철 회장과 고학수(51), 강희봉(51)씨 등 총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강동균 전 마을회장은 이날 오후 7시40분쯤 총 418명의 주민이 투표권을 갖게 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후보자 3명을 앞으로 불렀고, 후보자들은 '출마의 변'을 밝혔다.
조 회장은 "다양한 마을 발전 계획이 있다. 또 마을 내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도 실시하겠다.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하면서 마을에 꼭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해군기지반대대책위와 마을회를 별개로 분리하겠다. 해군기지를 반대하지만, 우리 마을이 받을 수 있는 사업이 많다. 그런 사업들을 모두 받아들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해군기지 건설로 마을 주민들의 삶이 황폐해졌다. 더 이상은 안된다. 일강정의 전통을 지키겠다. 우리는 구럼비를 빼앗겼다. 마을 전체 이익을 위해 모든 사람들의 말을 듣겠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마을 주민들의 보상을 묻는 한 주민의 질문에 3명의 후보자들은 주민들을 위한 사업 수용에 공감했지만 방식과 범위에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조 회장은 "마을발전계획을 수립해 주민 숙원 사업을 추진하겠다. 현재 강정천 관련 공사나 도로 공사 등도 보상 사업의 일환이다. 이런 종류의 사업은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국방부와 도청에 직접 찾아가 많은 사업을 따오겠다. 마을 발전을 위한 보상비 등 사업비가 많다. 모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강씨는 "우리가 빼앗긴 것을 돌려받는 것이다. 해군기지로 마을 주민들이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주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오후 8시20분쯤 투표가 시작됐다. 오후 9시 투표가 마감돼 오후 9시8분부터 개표가 이뤄졌다.
선거는 결선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1위 득표자가 과반수 득표에 실패하면 1, 2위가 결선에서 다시 맞붙는 방식이다. 결선투표에서는 과반수 여부와 상관없이 다득표자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만약 결선투표에서 동점이 나오면 향약에 따라 연장자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투표 결과 이날 투표권을 가진 주민 중 일부가 기표를 하지 않아 1차 투표에서는 총 40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 결과 조경철 195표, 고학수 65표, 강희봉 147표, 무효 2표였다.
조 회장이 최다 득표를 했지만, 과반수(204표)가 되지 않아 2위 강희봉씨와 함께 결선 투표에 돌입했다.
결선 투표는 오후 9시34분 시작돼 오후 10시 마감됐다. 곧바로 개표가 이어졌다.
강 위원장은 결선 투표 결과 "376명 투표, 무효 4표, 조경철 195표, 강희봉 177표로 조경철 회장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조 회장은 2016년 1월 마을 정기총회부터 2018년 1월 정기총회까지 약 2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주민들은 이날 총회에서 현 강정마을회 감사 김봉규씨도 재신임했다. 부회장은 조 회장이 다음 정기총회때 선임하기로 했다.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은 당선 소감으로 "앞으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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