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정당의 지지층보다는 무당층을 흡수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16일 <머니투데이>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안철수 신당이 등장했을 경우를 상정한 정당별 지지도 조사는 새누리당 37.6%, 새정치연합 25.2%, 안철수 신당 16.7%, 정의당 5.9%, 국민회의(천정배 신당) 1.6%, 기타 정당 3.8%, 지지정당 없음 9.2% 등이었다. 전날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새누리당 30.2%, 새정치연합 23%, 안철수 신당 18.6% 등으로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상세 사항은 중앙 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같은 기관(리얼미터)의 이전 조사를 보면, 12월 2주차에는 새누리당 42.3%, 새정치연합 26.8%, 정의당 6.6%, 지지정당 없음 22.2%였다. 12월 1주차에도 이와 비슷하게 새누리당 43.9%, 새정치연합 27.1%, 정의당 6.9%, 무당층 18.6%로 조사됐다. 다른 기관의 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12월 2주차에 새누리당 42%, 새정치연합 22%, 정의당 6%, 지지정당 없음 30%로 나왔고, 그 전주에는 새누리당 42%, 새정치연합 22%, 정의당 5%, 지지정당 없음 31%였다.
안철수 신당이 출현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무당층이 18~22%에서 10% 미만으로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두 번째로 큰 변화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5~6%포인트가량 줄어든 것이다. 의외로 새정치연합 지지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안철수 신당은 지역적으로는 서울과 호남(광주·전라) 지역에서 평균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서울에서는 23%, 호남에서는 22.2%였다. 그러나 두 지역 모두에서 새정치연합(서울 23.5%, 호남 32.1%)에 뒤졌다. 연령별로 봐도,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20~40대에서 모두 새정치연합에 뒤졌다. 20대에서는 새정치연합 32.8% 대 안철수 신당 19.9%, 30대에서는 새정치연합 41.9% 대 안철수 신당 13.5%, 40대에서도 새정치연합 31.3% 대 안철수 신당 20.4%였다.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 지지율을 가져간 가운데,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연합에 비해 2~3%포인트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다만 기존의 '새누리당 vs. 새정치연합 + 정의당'의 여야 구도에서는 새누리당이 40%대 초반, 야권 정당들의 지지율 합계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으나, 안철수 신당이 출현해 '새누리당 vs. 새정치연합 + 안철수 신당 + 정의당'의 구도로 바뀔 때에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30%대로 줄어들고 야권 정당들의 지지율 합이 4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머니투데이>의) 조사 결과를 보고 경악했다"며 "경제적 위기 앞에 국회를 내팽개치고 집안 싸움만 하고 있는 야당을 놓고도 보면, 야당이 받은 지지는 (새누리당에) 11.4%나 앞선다"고 지적했다. "야권 분열로 인해 우리가 유리한 게 아니라, 야권의 '파이'를 키워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결국 야당이 아무리 몽니를 부리고 정치를 내팽개쳐도 모든 책임은 오롯이 우리 정부·여당에 있다는 것"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정부·여당은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공학적으로도, 향후 야당이 어떤 상황을 전개해 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엄청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며 "새정치연합을 이탈한 세력들이 합리적 보수, 중도층을 겨냥한다면 그나마 새정치연합이 싫어서 우리에게 남아 있던 층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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