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이른바 '비노(非盧)'계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표 사퇴론을 펼쳐 온 호남 비주류나 '통합 전당대회' 또는 '문-안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을 주문해 온 당내 중도 세력의 안철수 동반 탈당 규모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호남 비주류 좌장인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13일 안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까치는 오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새벽까지 잠 못 자고 좋은 소식을 기다렸지만 까치는 오지 않았다. 새벽 차고 흐린 날씨가 또 비가 내리려는지 우리당 오늘 같다"면서 "그러나 태양은 어김없이 떠오르고 빛나리라 희망을 갖는다"라고 썼다.
지난해 3월 당시 민주당 대표로, 안철수 세력과 합당해 새정치연합을 만들었던 김한길 의원은 "패배의 쓴잔이 아른거린다.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야권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주승용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안타깝다"면서 "호남의 민심은 분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탈당 의사가 현재로선 크지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벗을 잃은 비통한 심정"이라면서도 호남의 민심은 "더 혁신하고 통합해서 총선에서 이기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라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저는 호남의 민심과 지역구민의 뜻에 따라 제1 야당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깊이 숙고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제 생각"이라고도 했다.
한편, 현역 의원 평가 자료로 쓰일 당무 감사를 거부한 바 있는 호남 비주류 유성엽 의원은 이날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동반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표의 결단으로 야권의 대변화·대통합의 길이 열리길 간절히 고대했습니다만, 그 길은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면서 "기어이 파국이군요"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어 "이제 기왕 엎질러진 물이다. 그 물이 도랑을 이루고 큰 강으로 이어져 큰 바다를 향해 도도히 흘러가길 염원한다"면서 "여도 야도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지금,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그 길만이 이번 파국이 주는 희망의 기회"라고 했다.
앞서 당무 감사를 거부한 유 의원에 대해 문 대표는 강력 징계를 지시한 바 있다.
안 의원의 측근으로 불리는 문병호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 선언 후 곧바로 동반 탈당 의사를 밝혔다.
문 의원은 "안 전 대표가 10여 일 전부터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으며 저 또한 안 전 대표가 당을 떠날 경우 함께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안 전 대표가 탈당을 결행하셨으니 저도 지역구민들에게 보고를 드린 뒤 14일이나 15일 탈당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많은 의원이 안 전 대표를 따라 탈당을 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일주일 사이에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5~10명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본다"면서 "연말까지 20명 이상 의원을 확보해 무난하게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신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용기 있는 대담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안 의원의 결단은 야권 재편과 한국 정치의 전면 개혁을 위한 소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안 의원의 탈당으로 그동안 답보하던 하나로 된 통합신당 논의가 속도를 내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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