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경험하는 우울감이 조사 대상 29개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3.2%다. 이는 29개국 평균(10.7%)보다 2.5%p 가량 높은 수치다. 스위스(4.0%), 네덜란드(6.9%), 덴마크(7.8%) 등의 2~3배에 달한다. 자신감 상실 경험률 등 다른 정신건강 관련 지표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그뿐 아니다. OECD 국가 최고 수준 자살률은 떨어질 기미가 없다. 최저 수준인 출생률은 언제 올라갈지 아무도 모른다.
생명 관련 통계 지표는 '헬조선' 그 자체
건강 및 생명 관련 지표가 입증한다. 이 나라는 '헬조선' 맞다. 자학적인 농담이 아니다. 건강 및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이다. 간호사, 약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보건의료 노동자와 학생, 활동가 등 1409명이 참가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최악의 상황"이라는 절박함이 이들을 한데 모이게 했다.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사회 현실 역시 이들을 재촉했다.
병든 사회에서 사는 탓에, 다들 우울해 한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병든 사회로 자식을 내보내는 게 두려워서, 애도 안 낳는다. 사회가 걸린 병을 이겨내는 힘은 민주주의에서 나온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전제다. 그런데, 그게 무너졌다.
"백남기 씨 뇌출혈, 정부는 사과 한 마디 없다"
보건의료인들은 10일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은 전혀 없이, 벌 주고 잡아가두고 싶어 하는 정부의 태도는 우리의 현실을 3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권력자들은 집회와 시위를 "폭력 시위와 난동"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역사는 반대로 기록한다. 보건의료인들은 "(시위를 매도하는) 그들을 독재자의 이름으로 역사에 새겨두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 11월 14일 집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했던 69세 농민 백남기 씨는 경찰이 쏜 물 대포에 맞아 뇌출혈을 일으켰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보건의료인들은 당시 집회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경찰들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처음부터 폭력적인 진압으로 대응했습니다. 아직 광화문 근처에는 집회군중도 모이지 않은 시각에 이미 인도를 포함하여 철통같은 차벽이 둘러쳐 있었고, 평화집회 중인 군중을 향해 최루액을 섞은 고약한 물 대포를 쏘아댔으며 부상자를 구하려는 의료진과 구급차에까지 물 대포를 직사했습니다.
급기야는 69세 농민을 향해 4미터 거리에서 물 대포를 직접 쏘았습니다. 지금 백남기 씨는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와 경찰은 사과의 말 한마디 없습니다. 오히려 이를 구하려던 시위대에게 폭행 혐의를 뒤집어씌우려는 억지 주장을 할 뿐입니다."
복면금지법? 최루액부터 금지하라!
보건의료인들은 영국 정부의 독립적 자문위원회인 '덜 치명적인 무기의 의학적 영향 검토 과학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경고에 대해 소개했다. 물 대포가 안구와 머리에 미칠 위험에 대한 경고다. 영국 정부는 이를 수용해서 영국 본토에서 물 대포 사용을 불허했다.
그리고 이들은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복면금지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이는 그 자체로 집회에 참가한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게다. 아울러 집회 참가자가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경찰이 제공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집회 참가자들이 얼굴을 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사용하는 최루액 때문이다. 맵고 따가운 최루액으로부터 눈, 코, 입과 피부를 보호하려면 마스크나 수건이 필수적이다.
보건의료인들은 집회 현장에 '검거 전담부대', 일명 '백골단'을 투입한다는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부상과 사고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의료 영리화 법안 합의 처리한 야당, 참담하다"
아울러 보건의료인들은 현 정부가 '의료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에서 이윤 동기가 앞설 경우, 시민의 건강이 어떻게 망가질지에 대해서는 보건의료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설명이다.
"영리병원은 곧바로 허용을 앞두고 있고 국내의료체계를 더욱 영리화시킬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 다른 법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여야합의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기획재정부가 주도적으로, 합법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하는 근거가 될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에 대한 합의 처리까지 약속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보건의료인들이 정부 여당만 비난한 게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참담하다고 했다. 보건의료의 '민영화', '영리화', '상업화' 등에 맞서야 할 제1야당이 미덥지 않다는 걱정이다. 의료 영리화 및 공공 부문 민영화 관련 법안을 무기력하게 합의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 다음은 보건의료인 시국선언 참가자 명단
간호사 23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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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316명
강경연 강귀웅 강봉주 강아라 강재석 강호근 고낙원 고상온 공경배 공영미 권선희 기영옥 김경숙 김금철 김기숙 김대언 김대정 김동균 김동현 김명수 김문영 김미영 김미진 김민교 김민한 김병진 김상범 김상율 김선미 김성영 김성용 김성환 김수길 김수진 김승욱 김연흥 김연희 김영림 김우리 김윤희 김은미 김은아 김은주 김인현 김재홍 김재희 김정용 김주철 김지민 김지영 김지현 김진영 김찬임 김태기 김태종 김태희 김현정 김현주 김혜원 나미경 남민영 남정아 노미경 노영균 노재식 도세영 류수경 류영순 류진경 류효성 리병도 명선영 모애금 문종훈 문종훈 민수정 박경민 박기연 박미란 박민철 박민희 박병욱 박병주 박상성 박상원 박서일 박선애 박선자 박선진 박세현 박소연 박용근 박용호 박원영 박유나 박유정 박정희 박준용 박지영 박지은박진희 박향숙 박현옥 박혜경(1) 박혜경(2) 박혜진 방소 방수인 배상수 배정훈백동진 백수현 백승민 변진옥 서완석 서재홍 석동현 선용득 소의원 소정환 손옥희 손정석 손진화 손호현 손호현 송미옥 송민석(1) 송민석(2) 송욱 송주동 송해진 송혁중 송현숙 신권희 신숙영 신창우 신형근 심재갑 심충석 안선혜 안성현 안소희 안재욱 양성혜 양연진 양은숙 양정희 양진환 양현주 양효정 엄경자 엄귀현 엄귀현 염계선 염승훈 예후남 오난희 오민우 오민정 오성곤 오송희 오승우 오승준 오영란 오유미 오인석 오정아 오정효 원남숙 유경숙 유선경 유성경 유옥하 유용훈 유원석 유정태 유창식 유혜련 윤기현 윤대준 윤미현 윤선희 윤성준 윤성희 윤영숙 윤영철 윤외현 윤종배 윤준수 윤희정 이경민 이경선 이경일 이경태 이경훈 이권의 이나경 이덕희 이명희 이모니카 이상길 이상진 이성규 이수정 이슬비 이승용 이승운 이승은 이승택 이승훈 이언주 이연수 이영주 이용선 이용진 이우철 이원빈 이원주 이유성 이정란 이정원 이주미 이주천 이주형 이준호 이준희 이지영 이찬욱 이태원 이필녀 이현정(1) 이현정(2) 이현주 이현희 이호관 이희주 임명섭 임선아 임선영 임성섭 임영상 임재민 임종철 임주희 임지연 임하선 임희연 임희재 장보현 장수영 장영미 장혜옥 전광희 전민우 전완수 정경림 정경이 정경화 정동만 정민혁 정서윤 정선미 정성묵 정영일 정재진 정정선 정진환 정진희 정현정 조동환 조문건 조선남 조수월 조유라 조정윤 조정향 조현득 주현옥 지석원 정숙 진규엽 천문호 최고운 최나혜 최문숙 최방선 최선화 최승희 최연 최은 최은아 최익준 최인순 최재승 최정미 최준석 최진혜 최철호 최화녕 추경화 하성주 하승균 하은지 하진기 한동진 한미영 한미정 한민영 한송희 한순영 한헌철 허현석 현수미 홍성채 홍혜정 황재영 황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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