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과반지지'를 호소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국정철학 공유확산을 위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정치가 시대에 맞는 법을 앞질러 만들어주고 하는 역할이 필요하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공직자나 기업하는 분들, 근로자들이 한 번 뜻을 모으면 이번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를 한 번 해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대비했으면 좋았겠지만…"
'정치적 안정'에 대한 호소는 고유가, 환율 불안정, 올해 들어 이어지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 주식시장 불안정 등 각종 경제적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 진단에 따른 해법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 동안 참 국제환경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지금 우리 새 정부가 시작하면서는 기름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죠. 원자재 값 오르죠, 환율도 오르죠…"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어려워진 경제가 내수로까지 이어져 내수가 점점 더 악화되면 중소기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은 서민들 생활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10년이 좋으면 한 번 정도 위기가 온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나간 10년 동안 대비를 해서 경쟁력을 잘 갖췄다면 좋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정치적 불안 속에서 세계가 좋은 환경인 덕에 그 정도를 유지하고 왔다고 냉정하게 평가를 한다"고 위기의 책임을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게 돌리기도 했다.
"근로자들이 대통령 편지받고 울던 시절도 있었다"
경제살리기를 위한 '국민적 단결'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지난 1·2차 오일쇼크를 극복하는 과정을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은 "제 기억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동에 나가 있는 근로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여러분은 근로자가 아니고 산업역군이다, 여러분이 번 달러는 한국의 경제를 살린다'는 편지를 보내 줬다"면서 "제가 근로자들을 아침에 모아 놓고 애국가 부르고, 새마을 노래도 부르고, 대통령이 보내 준 그 편지를 읽었는데 훌쩍훌쩍 우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자들에게 상당히 감동을 줬다"면서 "그 때 근로자와 국민, 정부는 하나가 돼 위기를 극복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대한민국에서 수출 1등을 한 기업(의 총수)에게 제일 좋은 자동차를 수입해서 타고 다닐 수 있게 했다"며 "우리(현대)도 3등을 해서 스포츠카 비슷한 것을 탔는데, 그렇게 형편없던 시절에도 정부는 민간 기업을 굉장히 격려하고 인센티브를 줬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의 전반적 수준이랄까, 이런 것이 낮을 때였지만 정부는 기업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그런 자동차 타고 다니면 손가락질하던 시절에 기업에게 줬던 시절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극복에) 가장 큰 밑바탕이 된 것은 국민적 단결"이라면서 "기업이나, 노동자나, 공직자나 국민들께서도 모두 뜻을 함께 했고, 우리는 앞으로 전진할 수 있었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그래서 오늘에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범 20일 됐는데, 한 6개월 된 것 같다"
조각파동 등 인사를 둘러싼 비판, 인수위 시절부터 불거진 영어공교육 강화방안, 각종 친기업 정책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새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50%이하로 떨어진 상황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탄생한 지 20일이 됐는데, 제가 생각해도 한 6개월 쯤 된 것 같다"며 "국민들께서 한 6개월 된 것으로, 언론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들은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나 벌써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언론은 한 1년 쯤 된 정권으로 알고 지금 아주 많은 충고를 우리에게 해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국무위원들도 청문회를 통해 혼이 났을 것"이라면서 "평생 그런 경험은 처음 해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께서 청문회를 거치면서 '좀 억울하다', '해명을 할 기회가 없었다', '안 걸릴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라고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국민의 눈높이라는 기준에 의하면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결국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면서 "청문회를 거치면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변명과 해명보다는 국민에 대한 충성심과 능력을 힘껏 발휘해서 국민이 바라는 바를 이룸으로써 보답하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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