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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이어 김덕룡, 그리고 이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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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희태 이어 김덕룡, 그리고 이상득?

親李계열 조기 분화조짐…원로그룹 '토사구팽'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의 하이라이트는 경남 남해·하동 지역구 출신 박희태 의원의 탈락이다.

5선인 박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지냈고 대선 본선에서도 '6인회'멤버로 활약했다. 박 의원은 대선 바로 다음 날 <프레시안>과 인터뷰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18대 국회의장설'이 한동안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허망하게 공천에서 탈락하고 만 것. 박 의원은 사전에 전혀 낌새를 채지 못한 눈치다. 그는 공천 탈락 후 일부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당 기여도나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볼 때 있을 수가 없는 일이 생겼다"면서 "아침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걱정하지 말라고 전화가 왔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의원은 "나를 떨어뜨리고 누가 올라가려고 하는 음모가 없으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위기에 처한 또다른 '5선' 김덕룡

전날 영남권 공천 발표가 늦어진 데는 박희태 의원 문제가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과 친박계 대표 격인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이 박 의원의 탈락을 강하게 주장했다는 것.

청와대 쪽에선 "대통령 뜻은 박 의원에게 공천을 줘야 하지 않느냐는 쪽이었지만 안강민 위원장이 완강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이재오 의원 계열인 김애실, 강혜련 공심위원도 '박희태 탈락'쪽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계산이 존재한 것. 박 의원이 "음모가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같은 까닭이다.
▲ ⓒ연합

이명박계 내의 소장그룹과 청와대가 짜고 이명박계 중진과 박근혜계를 잘라낸 듯한 단초는 박근혜계 김무성 의원의 주장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김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안강민 공심위원장, 강재섭 대표, 이방호 사무총장이 청와대와 명단을 조율하는 현장에서 박희태 의원 공천배제 돌발적으로 튀어나왔고, 청와대가 '박희태가 반대하고 나오면 김무성을 같이 걸라'고 했다"고 한다.

이처럼 박 의원의 탈락은 이명박계 내부의 역학 관계에도 미묘한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같은 '6인회'멤버였지만 초조하게 공천을 기다리고 있는 서울 서초을 공천심사를 앞두고 있는 김덕룡 의원도 위태롭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여권 내에선 이미 공천을 받은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용퇴론도 흘러나온다.

경우에 따라 '원로그룹'이 한방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주 김 의원과 이상득 의원이 회동한 이후 '김덕룡 주중대사설'이 흘러나왔지만 김 의원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었다.

김 의원의 최측근 인사는 <프레시안>을 만나 "이 대통령 본인이 수차례 걸쳐 '친구의 명예를 지켜주겠다. 챙겨야할 사람이 있다면 DR이다'고 언급했다"면서 "김 의원이 이상득 의원을 만난 후 표정이 밝았다"고 했다. 그는 "'정치가 첫째도 신의이고 둘째도 신의인데 정권 만든 사람들이 그 정도 신의가 없다고는 생각 안 한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사실 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부인의 공천헌금 수수 문제로 인해 대선 이후 철저히 몸을 낮춰왔다. "친이 세력 내에 노장파와 소장파, 이재오 그룹 등 여러 이질적 흐름이 있지만 우리는 이상득 부의장 쪽과 붙어서 인선에 개입하거나 누구를 추천한 적도 없다"는 것이 이 측근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 측근은 김 의원과 가까운 몇몇 공천신청자의 탈락을 거론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득 부의장에 가해지는 압박

박희태 의원에 이어 김덕룡 의원이 탈락할 경우 유일하게 남는 '원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다. 이 의원은 일찌감치 공천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자진사퇴-주일대사 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여권 신주류 내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수도권에서 일찌감치 공천장을 따낸 이 대통령의 최측근 소장파 인사는 "우리 동네의 화제는 박근혜 대표가 아니라 이상득 부의장이다"면서 "이 부의장 문제만 정리되면 당선은 문제없다고들 말한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영남 공천 발표 이전까지는 박 전 대표 측에 대한 동정론이 좀 있었지만 막상 어제 발표가 난 이후에는 '어, 이쪽을 더 많이 잘랐구만'하는 반응이 많다"면서 "이 부의장을 어떻게 할 거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이 부의장 용퇴론을 주장하고 나선 것.

친이계열 내에서도 이재오 의원 측이나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 쪽에서는 이 부의장에 대한 불만여론이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들은 '강부자' 내각 파동에도 이 부의장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고 '형님 공천'도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조선일보> 강천석 주필도 이날 '대통령 형님 드라마는 끝내 못보나'는 칼럼을 통해 이 부의장의 용퇴를 촉구했다.

강 주필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언급하며 "정말 뜻밖의 인물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나서야 국민 마음에 진짜 불꽃이 튄다"면서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바로 그 인물이다. 5선 의원에다 받아놓은 밥상 같은 지역구, 그리고 가만 기다리면 언젠가 국회의장 자리가 저절로 돌아올 그가 '나를 밟고 지나가라'고 몸을 던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주필은 "만날 신세만 지고 업혀 지내온 동생으로선 감히 입도 벙긋 못할 일이다"면서 " 오직 본인의 결단으로만 만들 수 있는 드라마 작품이다. 멀리 혹은 가까이 이명박 정권의 성쇠(盛衰)와도 걸린 드라마다"고 강조했다.

'용퇴론'을 둘러싼 역학구도

'이상득 용퇴'가 현실화될 경우 일단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집당행동을 제어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여권 역학관계 재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상득·박희태·김덕룡·최시중 중심 노장파-이재오 중심 장년파-정두언 중심 소장파의 삼각 구도가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이 부의장의 용퇴가 현실화 될 경우 범여권, 특히 한나라당의 무게중심은 이재오·정두언 그룹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다.

일단 명분은 '이상득 용퇴파'가 선취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같은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이 의원이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도 힘든 형편이다. 게다가 <조선일보> 강천석 주필 말마따나 "만날 신세만 지고 업혀 지내온"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상등이 켜진 총선 구도를 뒤집기 위해서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압력에 이 의원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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