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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당한 親朴,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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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당한 親朴,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

서청원 "전세방에 사느니 오두막이라도 지어야"

'피의 목요일'로 불리는 한나라당 영남 지역 공천 발표 이후, 직격탄을 맞은 친박 계열은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 가슴을 졸이며 서울 강남 공천을 지켜보고 있는 의원들 모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행동 통일'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원외 강경파들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탈당을 촉구하며 친박계 인사들이 만든 미래한국당으로 총선 대응을 주문하고 있지만, 현역 공천 탈락자들은 일단 '재심 청구를 하고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한다'는 수준의 반응에 그치고 있다.

박 전 대표 역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계 원내와 원외에도 미묘한 차이 있어

전날 공천 탈락 직후 가장 먼저 당사 기자실을 찾아 불복을 선언했던 부산 서구 출신의 유기준 의원은 14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표가 위로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대표님께서는 '좀 살아서 돌아와 달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무소속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의원은 "어젯밤 탈락자 7~8명과 회동을 가졌다"면서 "무소속 출마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이미 탈락한 의원들이 깃발을 띄운 '무소속 연대'에 대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먼저 당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해보고 여의치 않는 경우에 무소속 연대 같은 방법을 고안해서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고안할 것"이라고 맞장구 쳤다.

이번 공천을 '박근혜 죽이기 계획의 실천'으로 규정한 유 의원은 "민심을 거스른 공천의 결과가 어떠한지는 반드시 알게 해 줄 것"이라며 결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공천에서 이번에 빗겨나신 분들을 당에서 배려를 할 것이다'는 전날 안상수 원내대표의 당근책에 대해서도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배려이지 필요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주는 것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유 의원은 신당 창당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지만 '기존 정당에 합류하는 방안도 좀 생각해 보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제가 지금 독단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다"고만 답했다.

현재 친박계 원외 인사들은 지난 대선 당시 정근모 후보가 만들었던 참주인연합을 '인수'해 미래한국당이라는 법적 정당으로 전환시켜놓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좌장역할을 했지만 이후 정치권에서 한 발 벗어나있던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는 "신당 이야기가 활발한데 신당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날 오후 영남 공천발표가 나기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 공천을 강하게 비판했던 서 전 대표는 이날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그런(신당 창당) 방향이 오늘 내일 결정 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전 대표의 신당 창당론은 미래한국당 활용을 뜻한다. 그는 "우리를 박 전 대표가 탈당해서 살려달라. 같이 당을 만들자는 것이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 의견의 주류"라면서 "박 전 대표 본인이 오늘이나 내일 쯤 어떤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실제 박 전 대표 측의 기류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서 전 대표는 전날 밤 김무성 의원실에서 열린 긴급회동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었다.

이런 까닭에 서 전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 전 대표가 '남거나 나오거나' 둘 중의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박 전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수차례 "전세방 살지 말고 오두막이라도 지어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퇴양난 상황 처한 박근혜

친박 진영 내부에서도 이처럼 온도차가 적지 않기 때문에 박 전 대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먼저 박 전 대표 본인이 탈당을 결행할 수 있는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박희태 의원을 비롯해 이명박계 중진까지 대거 탈락한 까닭이다. '계파 챙기기' 이상의 이미지를 갖추기 어렵다는 것.

또한 공천을 받은 자파 의원들이나 비례대표를 노리고 있는 측근들이 얼마나 따라나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같은 난제를 해결하고 탈당해도 쳐도 무소속 연대든, 미래한국당 간판으로 나서든, 이회창 총재의 선진한국당 합류든 하나같이 험로일 뿐이다.

결국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를 묵인하고 간접적으로 지원해 이들의 '생환'을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박 전 대표 본인이 한나라당 간판으로 총선에 출마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대결하는 자파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도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런 까닭에 박 전 대표가 '특단'의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솔솔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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