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로서의 훈계'에서 "아무런 규제가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유형의 독재"라며 "부의 불평등은 궁극적으로 폭력사태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일부 사람들은 경제성장이 반드시 더 많은 사회 정의와 포용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한 번도 '팩트(fact)'로 증명된 적 없는 이 같은 '낙수이론(trickle-down theory)'은 경제력에 대한 믿음과 현 경제시스템에 대한 신성화에 따른 조잡하고 순진한 신념일 따름입니다"라고 말하였다.
70년대 소위 '워싱턴 합의'로 시작된 신자유주의 사상은 ① 민영화, ② 규제철폐 ③ 거시경제 안정 ④ 예산감축을 신념으로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해 가면서 개발과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결국은 1% 대 99%의 세상을 만들어 놓고 말았다.
현재 세계 73억 인구 중에 약 10억 명이 하루 1.25 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자 층이고 35억 명은 위생적인 식수를 얻을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15억 명은 화장실도 없이 살아간다. 그리고 이러한 빈부의 격차는 곧바로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테러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실 최근의 국제적 테러의 원인은 엄밀히 살펴보면 종교간 갈등이나 문명간의 충돌이라기보다는 극심한 빈부의 차이로 인한 이주 청년들의 박탈감과 소외감이 더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남아공의 데스몬드 투투 주교는 "사람들을 절망하게 하는 세계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테러와의 전쟁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고, 코피아난 전 UN사무총장도 "혹독한 탄압을 받으며 비참한 삶을 유지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는 한 이 세계는 절대로 안전할 수 없다"고 하였다. 지난달 25일 케냐를 방문한 프란체스코 교황도 또다시 "우리가 겪고 있는 경험을 보면 폭력과 분쟁, 테러는 가난과 좌절에서 비롯된 공포와 불신, 절망을 먹고 자란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희망을 걸어오던 신자유주의 체제 즉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치명적인 단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대로는 세계평화도 국내 평화도 어렵다.
스위스대학 교수이며 UN 세계식량기구 현장 활동가이기도 했던 '장 지글러'는 이런 모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희망은 민간단체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UN도 정부 간 대표 외에 NGO들을 중요한 국제현안문제 해결의 파트너로 상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NGO에게 우리가 희망을 걸어도 되나? 아니면 기존의 정치 구조를 바꾸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결론은 시민들의 의식개혁 없인 이 모순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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