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을 쥐락펴락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재오·이상득 의원의 영향력이 현직 경찰 최고위직 간부에 의해 증명됐다.
1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조현오 부산경찰청장은 지난 8일 출입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총경 인사는 적체돼 있다. 2001년 부산에서 경정으로 승진한 사람이 올해 총경으로 승진하기는 어렵다"며 "승진을 하려면 이재오 의원이나 이상득 의원을 통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부산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상견례차 기자들을 만난 조 청장은 "이들에게 줄 대는 사람이 많을 테니 1~2순위로 대지 않으면 그마저도 어려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내 경찰서의 한 초급간부는 "승진 때 줄 대기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청장이 대놓고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위에서 압력이 내려오면 다 받아주겠다는 이야기 아니겠냐"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우리나라 경찰은 이재오 의원과 이상득 의원의 사조직이란 말이냐?"면서 "국정혼란을 야기하고 국민불신을 부추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의 문제는 정권실세의 줄을 대는 이런 구태 때문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부산지방경찰청은 "경향신문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부인했다.
'형님 공천'이 무슨 말?
이재오 의원은 오래전부터 '실세'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엔 '이상득 파워가 더 세다'는 이야기가 많다. 한나라당 내에선 '형님 공천'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
1935년 생에 5선 의원인 이 의원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공천을 따냈을 뿐더러 다른 지역 공천과정에서도 이름이 많이 오르내린다.
이 의원의 영향력은 당내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청와대의 핵심포스트인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과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도 이 의원의 보좌진 출신이다.
최근엔 이 의원의 '주일 대사 배치설'이 나오지만 정작 자신은 선거 출마를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상득-이재오 파워'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조현오 부산경찰청장은 고려대를 졸업한 외무고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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